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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실조 시달리는 아시아 개도국 아이들, 인구 보너스 효과 사라져

영양실조 시달리는 아시아 개도국 아이들, 인구 보너스 효과 사라져

기사승인 2019. 04. 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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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필리핀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의 만성적 영양실조로 인구배당효과가 저하되는 등 경제적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일명 ‘인구 보너스 효과’로도 불리는 인구배당효과는 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미성년과 노인 부양률이 감소하고 경제 성장이 촉진되는 것을 말한다. 이들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경우 식량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발생한 만성적 영양실조가 어린이들의 발육을 저해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생산가능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영양실조 문제가 심화되면서 어린이들의 발육을 저해하고, 수명도 단축시키고 있다. 특히 만성적인 영양실조는 발달장애를 야기하는데, 5세 미만의 어린이가 영양실조를 겪게 될 경우 뇌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위험성이 높아진다. 발달장애 아동은 향후 일반적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어려워져 경제 능력을 갖춘 시민이 될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인도는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영양실조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8년 세계영양보고서(2018 Global Nutrition Report)’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어린이 인구의 38%인 4660만명이 신체발달 둔화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같은 수는 전세계 신체발달 둔화 어린이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마하라슈트라주의 팔가르 지구의 경우 지난 5년간 3000명이 넘는 어린이가 영양실조로 사망하기도 했다.

필리핀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필리핀에서는 영양실조에 따른 발달장애를 겪는 어린이 비율이 33.3%에 달하는데, 이는 20년 동안 어린이 발달장애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년 전 영양실조를 겪은 필리핀 아이들이 성장한 후 자신들의 자녀들을 또다시 영양실조의 위기로 밀어넣는 ‘악순환’에 빠져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WB)의 가브리엘 데몬비네스 동남아시아 국가인력개발 프로그램 리더는 필리핀의 상황이 충격적이라며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문제 해결에 진전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인도와 필리핀 모두 도시 외곽의 고질적인 빈곤 문제가 영양실조 발생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필리핀의 경우 2014년 집권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정부가 마약을 비롯한 범죄와의 전쟁에 나서며 어린이 영양실조 문제가 악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권단체들은 1만2000여명이 범죄소탕 작전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많은 수의 어린이들이 고아로 전락해 빈곤의 늪에 빠지고 영양실조의 위험에 놓이게 됐다는 것. 아이러니인 셈이다.

국제구호개발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영양실조 문제가 이들 국가 경제에 커다란 손실을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는 영양실조로 인해 향후 2030년까지 총 460억 달러(약 52조923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게될 것으로 추산됐다. 필리핀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하는 43억 달러(약 4조9471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 데몬비네스 프로그램 리더는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는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고, 경제 성장과 인적 자본 사이의 관계성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며 두 나라는 빠른 시일 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영양실조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임신한 젊은 여성과 어린이에 초점을 맞춘 정부 차원의 지원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필리핀 의과대학의 소아과 교수 제시 로가시온은 환경적인 요인도 발육장애에 영향을 미친다며 “영양뿐만 아니라 위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위생을 개선하면 아이들의 신체발육은 좋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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