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도 총선 ‘힙합 선거운동 바람’, 젊은 유권자 잡아라

인도 총선 ‘힙합 선거운동 바람’, 젊은 유권자 잡아라

기사승인 2019. 04. 25. 16:1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namo3
힙합을 활용한 인도인민당의 뮤직비디오 영상 캡쳐. 사진출처=/인도인민당 유튜브 캡쳐
내달 19일까지 진행되는 인도 총선에서 ‘힙합’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25세 이하의 청년층인데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는 젊은이만 8500만명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 배경. 힙합이 주류 문화로 자리잡으며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자 이를 선거운동에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힙합 바람이 인도 선거판을 휩쓸고 있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힙합이 보편적인 언어로 부상하고 있는 것. 실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 인도인민당(BJP)은 지난 1월 ‘모디 원스 모어’(Modi Once More·다시 한 번 모디)라는 랩을 발표했다. 힙합 장르의 하나인 랩은 사람이 표현하는 보컬 스킬. 흑백으로 촬영된 뮤직비디오는 젊은층에 맞게 여성 인권 향상을 나타내는 장면으로 시작해 모디 총리의 핵심 선거 전략 중 하나인 ‘안보’ 문제를 강조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인도인민당이 이달 발표한 뮤직비디오 형식의 선거광고 ‘그(The One)를 위한 내 첫 투표, 모든 일을 해 낸 단 한 사람’에서도 트레이닝복과 야구 모자를 쓴 젊은 댄서들이 나와 모디에게 투표하라고 홍보한다. 이 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는 약 1000만 회를 기록했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도 지지 않고 ‘이제 정의가 있을 것이다’(There Will Be Justice Now)라는 제목의 노래를 발표, “여당의 사기와 미움의 정치를 우리가 없애겠다”는 내용을 가사에 담았다.

인도 선거판의 힙합 바람은 선거비용 급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도인민당은 2014년 총선 당시 1억1500만 달러(약 1333억원)를 쏟아부으며 인도 선거 사상 최고 선거비용 지출 기록을 세웠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광고 캠페인에 투입됐다. 여야 정당을 합치면 2014년 당시 3억 달러의 돈이 선거 광고비용에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총선에서는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정당들의 선거운동비는 총 70억 달러(약 8조원) 가량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사용된 65억 달러마저 능가하는 수치다.

인도에서 힙합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약 10년 전부터인데, 지금은 거의 주류 문화로 자리잡았다. 초창기에는 영어 랩이 대부분이었지만 뭄바이의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은 자국어로 된 ‘굴리 랩’이라는 독특한 양식을 만들어 냈다. 인도에서 힙합이 대중적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발리우드 영화의 힘도 컸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굴리 보이’(Gully Boy)는 뭄바이 빈민가인 다라비의 비좁은 골목길에서 꿈을 좇는 래퍼의 이야기를 다뤄 박스오피스 3000만 달러(약 348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인도 뭄바이에 기반을 둔 음악 저널리스트 아미트 구르박사니는 “정치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굴리보이 덕분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힙합이 광범위한 인기를 끌고 있음을 실감하게 됐다”면서 “정치인들은 이 힙합 열풍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