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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KB증권, 안정된 문화속 임금 통합은 여전히 뒷전

[기자의눈]KB증권, 안정된 문화속 임금 통합은 여전히 뒷전

기사승인 2019. 04.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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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각자대표 체제 2기를 돌입했다. 2016년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KB증권은 통합 이후의 혼란을 막기 위해 각자 대표체제를 계속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박정림 대표는 자산관리(WM), 세일즈앤트레이딩(S&T)와 경영관리 부문을 맡고, 김성현 대표는 투자은행(IB)과 홀세일 등을 총괄하는 체제다.

하지만 정작 임금 체계 통합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물론 통합 이후 현대증권 출신만 받던 귀성비를 KB투자증권 출신에게도 지급하는 등 임금 통합 전 복지제도는 통합한 상황이다. 노사간 임금 개편을 논의했으나 제자리 걸음이었다. 현재는 직원들 모두 각자 맡은 업무에 맞춘 임금 체계로 연봉을 받고 있다고 한다.

KB증권의 사례는 최근 회사간 합병으로 임금 체계를 통합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과는 사뭇 다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으로 탄생했는데, 이후 기본 연봉 테이블과 직책을 통합했고 올 1월에도 대우출신만 받던 여름휴가비를 연봉에 흡수해 완벽한 임금 체계 통합을 이뤄냈다.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한 NH투자증권도 통합 이후 1년만에 노조와 임금 통합 등을 이뤄냈다. 내부에서 출신별로 차별을 둔다는 잡음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KB증권 내부 관계자는 고위 직급들이 빠져나가면 임금체계 개편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종의 희망퇴직 등을 단행해 직급간 임금차가 뚜렷한 올드보이들이 나가면 2~3년내 임금 통합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얘기다. 임금 테이블이 다른 두 회사의 직원을 두고 ‘소통’이 아닌 ‘시간’이 언젠가 해결해주리란 기대는 통합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다.

현재 KB증권 노사는 신임 노조위원장과 신임 대표이사와 함께 임금체계 통합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사간 급하게 통합 작업을 강행하기 보다는 속도 조절을 하며 진정성 있게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인식이 전제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앞서 두 회사들이 잡음을 내면서도 임금 개편을 이뤄낸 건 그만큼 진정한 통합의 시너지가 크다는 방증이 아닐까. 임금 체계 개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안전한 우산 속 두 가족 체제는 어쩐지 불편해 보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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