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원폭 피해자 2283명 생존…유병률 높고 저소득층 많아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중 2283명이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와 그 자녀들은 신체·정신적 장애,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차별을 경험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원폭 피해자 3명 중 1명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25일 ‘한국인원자폭탄피해자지원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원폭 피해자란 1945년에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노출돼 피해를 본 사람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2016년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 제정 이후 정부 차원에서 실시한 첫 실태조사다.

1945년 당시 한국인 피해자는 약 7만명이었고, 이 중 4만명이 당시 피폭으로 사망했다. 생존자 중 2만3000명이 귀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8월 기준 대한적십자사에 피해자로 등록된 생존자는 2283명이다. 70대가 63%, 80대가 33%였다. 피해자의 70% 가량은 경남(31.8%, 725명), 부산(22.1%, 504명), 대구(14.3%, 326명) 등 경상도 지역에 거주했다.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피해자(사망자 포함 등록 피해자 3832명)의 암, 희귀난치성질환, 만성질환 유병률은 비슷한 연령대의 일반인구에 비교해 높았다.

2017년 기준 암 5년 유병률(지난 5년간 암 진단을 받은 환자 수)은 피해자 남성의 전립선암, 위암, 대장암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각각 9833명, 4621명, 4327명이었다. 이는 70세 이상 남자인구 유병률 1465명, 1435명, 1270명 대비 높은 수치다.

피해자 여성의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유병률도 인구 10만명당 각각 2789명, 2303명, 1827명으로 70세 이상 여자인구 유병률인 553명, 654명, 317명에 비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