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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경기하강 방어 위해 잇따라 금리인하 나서

아시아, 경기하강 방어 위해 잇따라 금리인하 나서

기사승인 2019. 05. 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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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이 잇따라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하강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다 미국 역시 금융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같은 금리 인하는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 및 국내외 금리 차(差) 축소로 인한 외국인 자본 유출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 9일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이달 들어 말레이시아·뉴질랜드에 이어 금리를 인하한 3번째 아시아 국가가 된 것.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달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서 “1년 전 회의 당시에는 세계 경제의 75%가 동시적인 상승세에 있었다면 지금은 세계 경제의 70%가 하강 국면에 놓여 있다” 밝혔다. IMF는 특히 글로벌 무역갈등, 즉 미·중 무역전쟁이 가져올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이 상호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전면전을 벌일 경우 중국은 첫해 국내총생산(GDP)이 1.22%포인트, 미국은 0.31%P, 그리고 전세계는 0.11%P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 9일 금융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75%에서 4.5%로 0.25%P 인하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해 5차례 연속, 모두 1.75%P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자 결국 금리 인하로 방향을 틀은 것. 필리핀의 올해 연간 경제 성장 목표는 6~7%. 하지만 지난 9일 발표된 2019년 1분기(1~3월) 필리핀 GDP 증가율은 5.6%에 그쳤다. 2018년 4분기(10~12월)의 6.3%에서 0.9%P 하락했으며, 시장의 예상치(6.1%)에도 미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도 지난 7일 3년 만에 기준금리를 3.00%로 0.25%P 인하했다. 8일엔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5%로 0.25%P 인하했다. 호주 중앙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디오스트레일리안은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소비수요 감소 등으로 8월까지 기준금리가 0.25%P씩 두 차례 인하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도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금리 인하 바람이 부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완화 정책의 영향도 크다. 미국과 긴밀히 관련된 국가들은 주요 경제지표가 연준 금융정책의 향방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 특히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금리 인하가 아시아 국가들의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상수지 적자 국가인 필리핀·인도네시아·인도 등은 금리 인하가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 및 국내외 금리 차 축소로 인한 외국인 자본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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