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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내일 총선, 두테르테 상대로 힘겨운 싸움 벌이는 야당 후보들

필리핀 내일 총선, 두테르테 상대로 힘겨운 싸움 벌이는 야당 후보들

기사승인 2019. 05. 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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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필리핀에서는 하원 의석 전체와 상원 의석 절반, 그리고 광역·기초 지방단체장을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초법적인 마약과의 전쟁 등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지지율은 견고한 상태. 두테르테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당 후보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철권 통치’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불씨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상원의원 선거를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상태다.

뉴욕타임스(NYT)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는 2016년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6년 임기가 절반 가량 지난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로 대통령 선거에 비해서는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등록된 유권자는 6100만명이 넘는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상원의원 선거. 필리핀의 상원의원 선거는 전국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데, 특이한 점은 한 명의 유권자가 최대 12명의 후보에게 복수 투표를 한다는 점이다. 1명만 고르는 것은 상관없지만 13명을 기표하면 무효표가 된다.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이며, 상원의 연속성 유지를 위해 한꺼번에 24명 전원을 교체하지 않고 3년마다 번갈아가며 절반인 12명씩 선출하는 시스템이다.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 세력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과는 달리 상원은 보다 독립적인 성향을 지닌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원의 독립적 성향도 이제는 옛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가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 세력의 압승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 파이낸셜타임스(FT) 컨피덴셜리서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상원에서 두테르테 대통령 반대 세력은 6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중간선거 이후에는 그나마도 4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만일 중간선거 투표가 오늘 이뤄진다면 당신은 두테르테 대통령 찬성파와 반대파 중 어떤 상원의원 후보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53%가 두테르테 대통령 찬성파 쪽에 표를 던지겠다고 답했다. 반대파를 찍겠다고 한 응답자는 28.3%에 불과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초법적인 마약과의 전쟁 등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후 강력하게 시행한 마약과의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은 공식 통계로만 5300명 가량이다. 인권단체들은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아 약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자국 내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기는 여전히 공고하다. 현재 그의 지지율은 79%로 집권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에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반(反) 두테르테 대통령 후보는 총 8명. 하지만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승산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베그니노 아키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인 마르 록사스 후보와 사촌인 밤 아키노 후보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테르테 대통령 반대파 후보 가운데 한 명인 인권 변호사 첼 디오크노 드 라 살레 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자신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마닐라에서 가진 거리 연설에서 “나는 사람들이 매일 같이 죽어나가는 이런 상황에서는 침묵이 더 이상 선택지가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오크노 후보는 여러 과오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초법적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마약범에 대한 필리핀 사법부의 유죄 판결율이 매우 낮은데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자신이 당선된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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