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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건설하는 라오스 철도…발전 묘약일까, 독약일까

중국이 건설하는 라오스 철도…발전 묘약일까, 독약일까

기사승인 2019. 05. 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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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경~라오스 비엔티안 3일→3시간 단축
교통인프라 확보·물류중심 부상 기대
"中 업체만 돈 벌어간다" 국민들 불만에 중국인 관광객 급증 유적파괴 우려도
중국~라오스철도
중국~라오스를 연결하는 ‘일대일로’ 철도. 중국 남부 보텐과 비엔티안을 잇는 철도는 2021년 개통 예정. 해당 노선은 중국 윈난선의 쿤밍과 태국의 방콕으로 확대 건설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의 유일한 내륙 국가, 오직 메콩강과 접해 있어 교통이 발전하지 못한 나라, 경제 성장이 더딘 나라…. 이는 모두 라오스를 설명하는 문구들이다. 이런 라오스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루앙프라방 북쪽을 중심으로 라오스 일대에 중국이 건설하고 있는 중국~라오스 철도 때문. 414㎞에 달하는 이 철도는 중국 남부 윈난성의 쿤밍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을 이을 국가간 철도의 선발대다. 하지만 이 철도는 중국 자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부채의 덫 우려가 있는데다 중국인 대거 유입에 따른 유적 및 생태계 파괴 가능성도 있어 라오스 발전의 묘약이 될지, 아니면 독약으로 작용할지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비엔티안타임스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라오스 철도는 최대 시속 160㎞로 기존 3일이 걸리던 중국 남부 국경지대와 비엔티안의 통행시간을 3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 라오스로서는 자국의 교통 인프라 확보는 물론 물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분찬 싯타봉 라오스 공공교통부 장관은 “철도가 완공되면 모든 라오스 국민들이 혜택을 누릴 것”이라며 “관광·투자·무역과 각종 산업이 발전하고 국민과 국가의 소득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라오스 정부의 기대는 최근 분냥 보라칫 대통령이 “해당 프로젝트는 라오스인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며, 두 국가의 협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중국~라오스 철도는 아시아·유럽·아프리카에 걸쳐 철도·항구 등 광범위한 인프라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환. 1조3000억 달러(약 1542조32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인데, 라오스에 놓일 철도는 쿤밍에서 말레이시아를 거쳐 싱가포르까지 연결될 노선의 전초기지인 셈이다.

중국~라오스 철도 건설에 투입되는 자금은 60억 달러(7조1130억원). 양국은 이를 위해 철도회사를 설립했는데, 지분은 중국이 70%, 라오스가 30%다. 하지만 라오스 지분 30% 역시 중국의 차관을 들여오는 형식이어서 사실상 중국 자본에 의해 건설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국내총생산(GDP) 168억5300만 달러(약 19조9826억원)로 세계 112위에 불과한 라오스가 GDP의 40%에 달하는 철도 건설을 중국 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것. 이에 중국의 대(對) 라오스 영향력 확대 및 부채의 덫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상당수 국민들은 중국~라오스 철도가 국내 관광 및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정부의 전망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루앙프라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분팽 사장(42)은 “철도 공사는 중국 회사가 중국 인부들을 데려와 한다. 이들은 결국 중국인이 운영하는 호텔과 식당에서 머물며 식사를 한다. 라오스인들에게 돌아오는 돈은 없다”고 말했다.

철도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414㎞에 달하는 철도 건설 현장의 노동자는 1만6000명인데, 이 중 라오스 노동자는 4500명에 불과하다. 중국 자본으로 중국 노동자들이 철도를 건설하고, 빚은 고스란히 라오스가 떠맡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내수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무색해지자 지난달 5일에는 분냥 대통령이 철도 건설 현장을 찾아 더 많은 라오스 노동자를 고용하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라오스 철도 완공과 함께 늘어날 중국인 유입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라오스 관광청에 따르면 2000년 라오스를 방문한 여행객은 73만7000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418만명으로 500% 가량 급증했다. 이 가운데 80만명이 중국인 관광객인데, 올해에는 1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철도가 완공되는 2021년 이후에는 ‘폭발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라오스의 유적과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까지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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