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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슬럼가 다라비 재개발, 이번엔 성공할까

인도 슬럼가 다라비 재개발, 이번엔 성공할까

기사승인 2019. 05. 1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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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미디어
길거리에는 잡화점·식료품점 따위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과일을 파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좁은 골목에는 자동차·오토바이 등이 경적을 울려대며 보행자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배기가스·먼지·식당의 튀김 냄새와 방치된 염소 등 동물 냄새가 뒤섞여 코를 괴롭힌다. 주거지역으로 들어서면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며, 화장실 없는 집이 많아 공중 화장실을 사용한다. 이는 아시아 최대 슬럼가인 인도 다라비의 모습. 이런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하라슈트라주 정부가 사업자를 선정해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거지나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하는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5일 인도 서부 상업 중심지인 뭄바이 재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다라비의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라비는 빈민가 출신 청년이 주인공인 2009년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작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실제 무대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4년 주정부가 재개발 계획을 내걸었지만 결국 실현하지 못한 곳이다. 아시아 최대 슬럼가 다라비는 약 210~240헥타르에 펼쳐져 있으며,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추정치가 정확하다면 다라비에는 ㎢ 당 44만명 사는 셈이다.

이번에는 꼭 다라비의 환경 개선에 나서겠다며 주정부는 지난해 재개발 사업자를 모집했다. 사업자로는 두바이의 인프라 기업인 섹링크(SecLink)가 낙찰됐다. 이 기업은 앞으로 현지에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해 주정부와 함께 재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개발 면적의 절반은 기존의 다라비 주민을 위한 주거 및 상업빌딩, 그리고 공원으로 조성된다. 주정부는 2000년 이전부터 다라비에서 건물을 소유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한 주민에게 무상으로 주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절반은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주택 및 복합시설로 개발된다.

뭄바이의 다른 슬럼가는 재개발이 진행되는 곳도 있다. 뭄바이 북부 지역인 말라드에서는 41층의 신축 아파트가 우뚝 솟아있다. 민간기업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재개발을 진행중으로 거리의 모습이 점점 현대적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다라비에서도 말라드에서처럼 주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실제 다라비의 과거 재개발이 실현되지 못한 것도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이유가 크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쌓아 올린 주거지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 또한 일자리에 대한 우려도 크다. 번화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다라비의 상업지역이 형성돼 있다. 이 상업지역에는 약 1만개의 소규모 공장들이 있으며, 총 매출은 2005년 기준으로 연 6억7000만 달러(약 7970억원)에 달한다.

이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보통 직주일체(職住一體·직장과 집이 같은 곳)인 경우가 많다. 특히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다라비 주민들은 이곳 상업지역에서 일한다. 때문에 다라비가 재개발돼 공장들이 없어질 경우 일자리를 찾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있는 것. 다라비에 살고 있는 20대 남성 바라지는 “깨끗한 주택이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모두 일자리를 잃을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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