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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변방의 실리콘 기업서 글로벌 선두권 ‘우뚝’

KCC, 변방의 실리콘 기업서 글로벌 선두권 ‘우뚝’

기사승인 2019. 05. 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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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컨소시엄 모멘티브 인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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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글로벌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실리콘 업계 후발주자였던 KCC가 단숨에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CC 역시 아시아권에 집중됐던 실리콘 거래선을 미국·유럽 ‘빅마켓’으로 넓히겠다는 각오다.

임석정 SJL파트너스 회장은 16일 미국 뉴욕 워터포드에 자리한 모멘티브 본사에서 “KCC 컨소시엄의 모멘티브 인수가 완료됐다”고 선언했다.

KCC와 SJL파트너스, 원익QnC는 지난해 9월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모멘티브를 인수한다고 발표하고 9개월간 각국 정부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아왔다. 지난달 19일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모멘티브 인수 승인을 받으며 9부 능선을 넘었다. KCC 컨소시엄은 CFIUS 승인 후 인수대금을 최종 납입했다. 모멘티브 주주들에겐 보통 발행 주식과 미지급 주식 각각에 대해 32.50달러의 현금을 지급키로 합의했다.

잭 보스 모멘티브 최고경영자(CEO)는 “KCC 실리콘 부문과 인수합병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지리적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모멘티브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멘티브는 글로벌 시장 2위 실리콘 기업이다. 전세계 20여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명 반도체·자동차 기업들과 거래해왔다.

KCC 관계자는 “모멘티브 인수로 한국 기업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을 성공시키며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실리콘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미국·유럽 등 빅마켓으로 시장을 넓힐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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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진 KCC 회장(오른쪽 세번째)이 지난해 9월 13일 서울 서초구 KCC 사옥에서 미국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 인수를 결정하는 서명을 하는 모습./사진=KCC
모멘티브 인수는 KCC가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KCC의 현재 사업부문은 도료·건축자재, 기타 부문으로 구성돼있다. 실리콘은 기타 부문이다. KCC는 모멘티브 실적이 포함될 기타 부문을 ‘실리콘 부문’으로 육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적 연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KCC 컨소시엄이 만든 ‘MOM 홀딩 컴퍼니’가 인수한 모멘티브의 각 사업부문을 원익QnC와 나누는 작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로컬 실리콘 기업에 가까웠던 KCC가 글로벌 시장 선두로 자리를 옮기게 된 점도 눈길을 끈다. 실리콘 시장은 미국 다우, 독일 바커가 1~2위를 다툰다. KCC는 “아시아 지역에선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지만, 북미·유럽 시장 공략은 더뎠던 편”이라며 “반도체 패키징이나 고기능성 접착제 등에 실리콘이 쓰이는데 제조사에서 이미 공급 이력을 갖고 있는 실리콘 기업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를 추진하며 신용도가 하락하는 등 외부의 부정적인 평가도 받았다. 전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KCC의 신용등급을 BBBO에서 BBB-로 내린 것. KCC 관계자는 “S&P가 지난달엔 모멘티브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했다”며 “장기적으로 KCC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인수로 자사 재무지표와 신용도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부 우려의 시선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KCC의 재무구조 안정성은 이미 오랜 기간 검증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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