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 뺐지만..’ 29세 켑카, 니클라우스-타이거 우즈 맞먹는 전설 반열에

기사승인 2019. 05. 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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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OPIX PGA Championship Golf <YONHAP NO-1362> (AP)
브룩스 켑카가 20일(한국시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더 쳐야 할 홀이 남아있지 않아 기쁠 따름이다.”

강심장도 철렁할 때가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이 스트로크 플레이를 채택한 1958년 이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에 이어 연속 대회 우승의 금자탑을 세운 역대 두 번째 선수로 등록된 브룩스 켑카(29·미국)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은 라운드가 있었나 싶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꺼낸 첫 마디다.

켑카는 오버파가 무더기로 쏟아진 악명 높은 베스페이지 코스에서 1라운드에서만 무려 7타를 줄여 단숨에 선두로 나섰고 기세는 무빙데이(3라운드)까지 이어져 압승이 예상됐다. 3라운드까지 7타가 앞섰고 1900년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연출된 9번의 똑같은 사례에서는 역전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100% 확률의 너무나도 편안했어야 할 승부는 전혀 딴판으로 흘러갔다. 켑카가 마지막 날 뜻밖의 난조에 빠지면서다. 후반 들어 켑카가 11~14번 홀에서 4연속 보기를 범하자 추격자 “DJ, DJ(더스틴 존슨)”을 연호하는 갤러리들의 숫자는 늘어갔다. 기세를 탄 더스틴 존슨(35·미국)이 가장 까다롭다는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1타차까지 추격하면서 역전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어진 16~17번 홀에서 존슨이 연속 보기를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지기 전까지 켑카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켑카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 코스(파70·7459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제101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약 125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6개 등으로 4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72타가 된 켑카는 천신만고 끝에 존슨(6언더파 274타)을 2타차로 제치고 2회 연속 PGA 챔피언십 우승자로 우뚝 섰다. 당초 매치 플레이 방식이던 PGA 챔피언십이 현재의 스트로크 방식으로 전환한 1958년 이후 연속 대회 우승자는 황제 우즈뿐이었다. 우즈는 199~2000년, 2006~2007년 패권을 차지했다. 켑카는 연속 우승을 넘어 US 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나란히 2연패를 달성한 최초의 선수로 자리했다. 2017년·2018년 US 오픈 및 2018년·2019년 PGA 챔피언십에서 모두 2년 연속 우승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앞서 8번의 메이저 대회를 치르는 동안 절반인 4승을 해낸 선수는 벤 호건, 잭 니클라우스(79), 우즈 등 세 명밖에 없었다. 켑카가 역대 네 번째다. 2017년 US 오픈부터 최근 9차례 메이저 대회를 통해서는 ‘우승 4회·준우승 1회’의 놀라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켑카는 PGA 통산 6승 중 4승이 메이저 대회일 만큼 큰 무대에 강하다.

PGA 챔피언십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1라운드부터 끝까지 1위) 우승이 나온 것도 1983년 핼 서튼 이후 36년만의 일이다.

미국 스포츠 방송 ESPN 스태츠에 따르면 마스터스 시대로 통하는 1934년 이후 만 30세 이전 4번째 메이저 왕관을 쓴 켑카보다 더 많은 우승을 달성한 건 니클라우스와 우즈 둘뿐이다. 켑카가 이들에 버금가는 역대급 젊은 골퍼로 검증받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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