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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호전투 교훈으로 무역전쟁 항전 다지는 중국

장진호전투 교훈으로 무역전쟁 항전 다지는 중국

기사승인 2019. 05. 2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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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69주년 앞두고 애국주의 분위기 몰이
중국이 관영 매체들을 동원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인민해방군에게 치욕스런 패배를 당한 장진호 전투를 집중 조명하는 등 미국과 벌이는 무역전쟁에서의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국력이 훨씬 약한 당시에도 막강한 미군을 제압했는데, 지금의 무역전쟁에서 이기지 못할 것도 없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무역전쟁 승리에 필요한 국민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앞으로도 장진호 전투와 같은 한국전쟁 당시 승미(勝美)의 추억을 적극 들먹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진호
CCTV가 19일 방영한 다큐멘터리 ‘빙혈 장진호’ 포스터./제공=CCTV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0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이같은 행보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전날 국영 중국중앙텔리비전(CCTV)의 영화 채널을 통해 ‘빙혈 장진호(氷血 長津湖)’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작품의 부제가 ‘빙설(氷雪)아! 나는 너에게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보면 방영 목적이 그대로 읽힌다고 해도 좋다. 여기에 장진호 전투는 미국이 1, 2차 세계대전을 통틀어 가장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전투라는 역사적 사실까지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미국에게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다는 의지, 자국민에게는 승리에 대한 신념을 심어주려는 속내가 드러난다. 중앙인민방송의 진광융(金光永) 주임은 “미국은 장진호 전투에서 무려 6000여명이나 전사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늘 되새기고 싶은 승리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첨예화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 작품이 전파를 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다큐멘터리의 방영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당국에 의해 긴급 편성돼 방영된 한국전쟁 관련 영화나 다큐멘터리는 이 외에도 몇 작품이 더 있다. 지난 16일과 17일 역시 CCTV 영화 채널에서 방영된 ‘영웅아녀’(英雄兒女)와 ‘상감령’(上甘嶺)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모두 제작된지 수십년이 되는 애국주의 고취 영화다. 무역전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상황으로 미뤄볼 때 중국에서는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움)로 불리는 한국전쟁 관련 작품들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방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포스터
유력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신랑에 게재된 포스터. 곧 미·중 간에 전쟁이 날 것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제공=신랑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양국의 현안 중 하나인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행보에 나서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미군은 대만을 도와 양안의 통일을 방해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표어가 실린 포스터를 신랑(新浪) 등 유력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게재하면서 대미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 미·중 양국이 지금보다 훨씬 더 적대적이었을 수십년 전에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포스터를 갑작스럽게 동원한 사실에 비춰보면 의중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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