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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염성, 2000년 간 전해진 러브스토리...동영과 칠선녀 전설

중국 염성, 2000년 간 전해진 러브스토리...동영과 칠선녀 전설

기사승인 2019. 05. 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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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 칠선녀
동영과 칠선녀 이야기를 그린 그림./출처 = 중국 포털 바이두
중국 염성(옌청)시는 ‘동영전설(董永傳說)’이라 불리는 동영과 칠선녀 이야기의 배경이라고 전해지는 곳이다. 동영전설은 중국 동한(東漢) 시대에 첫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랜 이야기다. 약 2000년 간 수많은 이들의 입을 통해 전해 내려왔기 때문에 산시성, 산둥성, 허난성에서도 서로 ‘우리 동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동영이 염성시 관할인 둥타이시 출신이라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영전설은 지극한 효심을 지닌 동영이라는 효자가 주인공이다. 동영에 관한 기록은 삼국지 조조(曹操)의 아들 조식이 지은 오언시 영지편(靈芝篇)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동영전설은 본래 칠선녀가 등장하지 않는 버전이 있다. 가난한 효자 동영이 아버지 장례를 치르기 위해 부잣집에 자신을 팔았다는 이야기다.

이보다는 칠선녀가 등장하는 버전이 좀더 인기가 있는데 시작은 같다. 동영은 어릴 적부터 홀아버지와 의지하며 살았는데, 집안이 워낙 가난했기에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상을 치를 돈이 없었다. 이때 다행스럽게도 한 부자가 만냥을 빌려줘 상을 치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마음씨 착한 동영은 “돈을 갚지 못하면 노비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3년 상을 치르고 난 동영은 만냥을 갚을 재주가 없었고, 약속대로 노비로 들어가기로 한다. 동영은 부자의 집으로 가는 길에 한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여인은 난데없이 “저는 가난함이 싫지 않습니다”라면서 동영의 아내가 되고 싶다고 했다. 동영도 싫지 않았는지 여인을 아내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부자의 집에 들어서자, 부자는 동영부부가 안타까웠는지 다른 방법을 제안한다. 부자는 동영의 아내가 비단을 잘 짜는 것을 알고 비단 100필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동영의 아내는 열흘만에 비단 100필을 짜냈고 부부는 자유의 몸으로 집을 나섰다.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던 이야기는 반전을 맞는다. 동영의 아내는 “저는 원래 하늘에서 온 칠선녀(7선녀 중 막내)입니다”라고 밝히더니 “그대의 효심을 보고 도와주러 왔으나 인간 세상에 살 수 없으니 하늘나라로 돌아가겠습니다”고 말하고 떠나버렸다.

어딘가 모르게 우리의 ‘선녀와 나무꾼’이나 ‘견우직녀’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동영전설은 염성시 곳곳에 관련 지명을 남겼다. 현재 동영묘, 동영타, 동영현사 등이 전해지고 있다. 염성시는 동영전설을 주제로 한 문화 구역도 조성하는 등 도시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 대학에서 아시아 문화·관광을 연구하는 장경재 교수는 동영전설에 대해 “현대적 가치로 보면 선녀를 떠나보내지 말고 어떻게든 잡았어야 했다”면서 “하지만 그것이 고대 전설이 주는 허무하지만 아련한 매력”이라고 해석했다.

장 교수는 이어 “남원이 춘향전으로 유명하듯, 특별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것도 도시의 힘”이라며 “동영전설이 염성시의 브랜드 파워를 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영 시시
중국 염성시 관할 둥타이시에 있는 동영과 칠선녀 상./출처 = 중국 포털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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