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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에 희토류 수출 중단 등 네가지 카드 만지작

中, 美에 희토류 수출 중단 등 네가지 카드 만지작

기사승인 2019. 05. 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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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항전 위해, 그러나 효과는 미지수
중국이 미국과 진행중인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희토류의 수출 제한을 비롯한 네 가지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실행에 옮길 경우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지만 자신들도 피해를 입지 말라는 법이 없어 최후의 결단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21일 장시성 간저우시 소재의 진리영구자석과기유한공사를 방문하고 있는 모습. 무역전쟁 승리를 위해 희토류를 무기화하려는 의중을 보여주는 것 같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의 22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무역전쟁에 임하는 양국의 입장은 단호하다고 봐야 한다. 특히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중국의 자세는 예상외로 강경하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최근 작심한 듯 국가 전략산업기지들이 소재한 지방 순회에 나서면서 장기전을 준비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 것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봐야 한다. 대미 무역협상의 실무 책임자인 류허(劉鶴) 부총리를 대동하고 21일 장시(江西)성 간저우시 소재의 희토류 관련 기업인 진리(金力)영구자석과기유한공사를 시찰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다수의 외신들이 즉각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카드로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를 꺼내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희토류 수출 중단이 가장 강력한 대미 보복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무리한 분석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희토류는 첨단산업의 핵심 에너지로 흔히 반도체와 비견된다. 그래서 산업현장에서는 반도체를 첨단산업의 ‘쌀’, 희토류를 ‘비타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화학적으로 안정적일 뿐 아니라 열을 잘 전달하는 탓에 휴대폰을 비롯해 전기자동차 등 첨단제품 생산에 필수적 자원으로 손꼽힌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희토류 생산과 수출입을 좌지우지하는 글로벌 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자료에 의하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 이상을 중국이 독점해왔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미국은 수입 희토류의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거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더구나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화하면 통한다는 교훈도 얻은 바 있다. 2010년 영유권 분쟁중인 댜오위다오(釣魚島)에 대한 갈등이 첨예해지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함으로써 일본으로부터 극적인 사과를 받아낸 것이다. 시 주석도 이를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희토류 카드를 떠올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란 듯 진리영구자석과기유한공사를 방문하지 않았나 싶다.

중국의 희토류 카드는 절묘한 한 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작심하고 무역전쟁을 발동한 미국이 충분히 예상되는 이 카드를 염두에 두지 않았을 리 없다. 대비책을 오래 전부터 강구했을 것이라는 단정도 내릴 수 있다. 이는 미국 화학기업인 블루라인이 호주 광산업체 라이너스(Lynas)와 텍사스 혼도에 희토류 분리공장 건설을 추진중인 사실에 비춰보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중국으로서는 아차 잘못하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외에도 현재 보유중인 1조 달러를 상회하는 미국 국채 매각, 아이폰의 중국 판매 금지, 위안(元)화의 통화가치 하락 방치 등의 카드 역시 여차하면 내놓으려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 같이 미국에게 줄 타격이 큰 조치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가 먹혀들지 않을 가능성이 있듯 이같은 조치들 역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나아가 자국에게도 치명적 상처를 입힐 개연성도 농후하다. 예컨대 위안화의 통화가치 하락을 용인할 경우 자본의 해외 유출, 부동산 시장 침체, 수입물가 폭등이라는 타격을 동시다발적으로 받을 수 있다. 상대에게 가할 타격 이전에 자신이 입을 후폭풍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처럼 중국이 마국에게 내밀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결단을 고심해야 하는 시간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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