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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우리은행, 롯데카드 인수전 참가 속내는

[취재뒷담화]우리은행, 롯데카드 인수전 참가 속내는

기사승인 2019. 05.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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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사모펀드의 손을 잡고 롯데카드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었습니다. 우리은행의 갑작스런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를 두고 금융업계에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오가는 상황입니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향후 사모펀드의 지분까지 사들여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MBK파트너스가 사모펀드인 만큼 몇년 안에 롯데카드 지분을 다시 재매각할 게 분명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M&A 강화 의지를 내비치면서 ‘당장 인수를 하지 못하더라도 지분 투자를 통해 추후 인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피력한 것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었죠.

하지만 우리은행은 시장의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수금융 주선을 위해 단순히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것일 뿐 중장기적인 롯데카드 인수 등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추후 롯데카드를 인수하는 것을 접어두고라도 우리은행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뭐가 있을까요.

표면적으로는 비이자 수익 확대를 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수금융에 참여한 회사는 수수료로 1%를 받습니다. 현재 우리은행이 제공하는 롯데카드 인수금융은 최소 4000억원대로 수수료만 40억원 상당입니다. 단기간에 거액을 3년에서 5년 만기로 빌려주는 대신 금리는 일반적인 기업 여신보다 높은 인수금융의 특성상 이자까지 감안하면 비이자수익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또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하나금융그룹을 제치고 4대 금융지주중 3위로 올라섰습니다. 1위 금융지주를 목표하고 있는 만큼 현재 지위를 우선은 유지하고 싶은 게 당연한 상황입니다. 당초 하나금융 인수가 유력시됐던 롯데카드 인수전에 발을 담근 것만 해도 경쟁자를 견제할 수 있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지주사 전환으로 인해 발생한 낮은 자본여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일단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 뒤 추후 카드 업황 등 회사 안팎의 상황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죠.

게다가 회장 임기가 1년인 손 회장 입장에서도 당장에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부담이지만, 잠재적 인수대상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사업영역 확장에 대한 의지도 보일 수 있기도 합니다.

결국 어떤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번 우리은행의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는 남는 장사인 셈입니다. 좋은 카드를 손에 쥔 우리은행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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