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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단위 테러 조직’ 통해 아시아 곳곳으로 침투하는 IS

‘가족 단위 테러 조직’ 통해 아시아 곳곳으로 침투하는 IS

기사승인 2019. 05. 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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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당시 모습.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출처=/ St.Sebastian‘s Church 페이스북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가족 단위 세포조직’을 통해 아시아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이 주로 극단적 테러단체에 몸을 담아왔다는 통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도 IS의 사상에 동조해 테러에 가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심지어 가족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각국 정부의 고민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부활절이던 지난달 21일 스리랑카에서 동시 다발적 테러가 발생하기 하루 전날 밤 파티마 일함(28)은 그녀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날 아침 자신에게 와달고 말했다. 다음날 딸을 방문한 파티마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과 사위 일함 아흐메드 이브라힘(32)이 끔찍한 테러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과 마주해야 했다. 파티마의 남편 일함은 부활절 테러에서 샹그릴라 호텔을 폭파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일함의 동생 인샤프 아흐메드 히브라힘 역시 또다른 호텔을 공격했다. 임신중이던 파티마는 테러 발생 수 시간 후 경찰 수사팀이 자신의 저택에 도착하자 세 명의 어린 자녀들과 함께 자폭해 세상을 떠났다. 파티마는 죽기 전 어머니에게 “나는 알라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가족들은 밝혔다.

파티마 부부의 급진적 선택은 단 하나의 고립된 현상이 아니다. 이는 최근 IS와 추종단체들이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어떻게 변종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 중동지역에서 치러진 5년 간의 전쟁 결과 대부분의 영토를 잃게 된 IS는 중동지역에서의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남아시아·동남아시아에서 가족 단위 세포조직을 양성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IS의 “진정한 무슬림으로서 살고 완벽한 이슬람적 생(生)을 영위하라”는 주장은 이 지역에서 많은 동조자들을 모으고 있으며, 한 가족 전체를 끌어들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과거에는 가난한 자들만이 극단주의 사상에 경도된다는 통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빈부를 가리지 않고 IS의 사상에 동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파티마의 남편 일함 역시 부유한 향신료 상인이었다. 풍족한 경제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일함은 ‘대의를 위해서’라며 IS의 폭탄 테러범이 됐다.

이처럼 가족 단위 세포조직이 주도한 테러 사건은 비단 스리랑카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중순에는 지하드 세포조직 지도자의 부인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폭탄을 터뜨려 동네 전체를 파괴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월 말에도 인도네시아인 부부가 필리핀의 한 교회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 20명이 숨지고 102명이 다쳤다. 지난해 5월에는 부모가 9~18세 자녀 4명을 데리고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수라바야의 한 교회를 타깃으로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어린 자녀들을 앞세워 자폭 테러를 감행했다는 점에서 세간에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특히 여성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변화라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분쟁정책분석연구소는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여성들은 (IS 네트워크 내에서) 처음부터 선생님·배달원·선전요원·금융 담당자 등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오긴 했다. 하지만 (중동 기반 붕괴 이후) 분권화된 새로운 IS의 세계에서는 여성들이 직접적인 테러범 역할마저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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