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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대미수출 증가 이면에 ‘민주주의’ 고민

캄보디아, 대미수출 증가 이면에 ‘민주주의’ 고민

기사승인 2019. 06. 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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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일반특혜관세(GSP) 덕분에 사상 최초 1분기 대미수출 10억불 돌파
미국·유럽연합 "캄보디아 인권·민주주의 상황 개선 없으면 면세 혜택 철폐할 것"…당근과 채찍에 훈센 고민 깊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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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과 신발 등을 판매하는 캄보디아 시엠립 파사르레우 시장의 모습. 올해 캄보디아는 일반특혜관세(GSP)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1분기 대미수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사진=게티 이미지 뱅크 제공
캄보디아가 일반특혜관세(GSP)에 힘입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분기 대미 수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GSP 덕택이기는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방·핸드백 ·백팩·지갑 등 중국산 여행용 제품이 관세 부과 품목에 포함된 것에 따른 대체효과도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캄보디아에 있어 GSP는 ‘당근’이자 ‘채찍’. 인권과 민주주의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GSP를 축소하거나 철회하겠다는 경고가 유럽연합(EU)은 물론 미국에서도 날아들고 있어 훈센 정권으로서는 마냥 덮어놓을 수 없는 ‘손톱 밑 가시’ 같은 문제가 되고 있다.

프놈펜포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올해 1분기 대미 수출이 사상 최초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정부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캄보디아의 대미 수출은 11억2000만 달러(약 1조3103억원)로 전년 동기의 9억360만 달러(약 1조763억원)에 비해 24% 증가했다. 이는 캄보디아에서 제작한 여행용 제품에 미국이 2016년 7월부터 GSP를 적용하면서 미국 시장 접근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주재 미국대사관의 아렌드 즈바르쪄스 대변인은 “미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단일 수출시장으로 미국 GSP 프로그램의 면세 혜택에 따른 수혜”라고 말했다. 이어 “2016년 7월부터 GSP 품목에 포함된 여행용 제품이 수출을 주도, 이번 대미 수출 급증에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완 소우 이엥 캄보디아 봉제협회장 역시 “여행용 제품의 수출 증가로 대미 수출이 급증한 것은 물론 캄보디아가 GSP 수혜국이 된 이후 지난해까지 2년 사이에 GSP가 적용되는 제품의 수출이 10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실제 캄보디아의 대미 수출은 급격한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8년 1분기 대미 수출이 전년 동기의 7억1900만 달러(약 8551억원) 대비 25% 증가한데 이어 2019년 1분기 대미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4% 급증한 것.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산 여행용 제품이 관세 부과 품목에 포함됨에 따라 캄보디아산 여행용 제품이 대체효과를 보고 있는 것은 물론 중국 내 제조업체들이 캄보디아를 비롯한 제3국으로 이전하는데 따른 특수효과도 누리고 있다.

현재 미국이 캄보디아에 적용중인 GSP는 지난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장시킴에 따라 오는 2020년 12월까지 적용된다. 그러나 미국이 계속해서 캄보디아에 GSP 특혜를 제공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훈센 정권은 GSP 연장 4개월 후에 실시된 총선에서 제1야당의 강제 해산·야당 대표 구속·언론 탄압 등에 나서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에 민감한 미국과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 미국은 즉각 해당 문제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훈센 정권은 ‘내정 간섭’이란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EU는 물론 미국까지 캄보디아에 대한 GSP 축소 또는 철회 등 실질적인 제재를 강구중이다.

캄보디아는 GSP 특혜를 제공중인 미국과 EU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고, GSP 특혜를 노려 캄보디아에 진출한 외국 기업도 다수인 상황. 미국은 GSP 연장 및 이를 통한 대미 수출 확대라는 당근과 인권과 민주주의 이슈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GSP를 축소하거나 철회하겠다는 채찍을 동시에 내놓았다. 훈센 정권으로서는 마냥 덮어놓을 수 없는 손톱 밑 가시 같은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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