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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년연장 논의, 청년일자리보다 급한 일인가

[사설] 정년연장 논의, 청년일자리보다 급한 일인가

기사승인 2019. 06. 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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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년연장 문제를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60세인 법정정년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홍 부총리는 2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6월 중 저출산·고령화 문제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기재부는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이기 때문에 홍 부총리가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장기정책 추진상황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지금 이런 계획을 불쑥 내민 것은 상당히 한가로운 발언으로 들린다. 이보다는 다 죽어가는 경기를 살리고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졌듯 4월의 국내 실업률은 4.4%로 19년 만의 최고기록이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25.2%로 통계작성 이후 최악이다. 30~40대 일자리는 19개월 연속, 제조업고용은 13개월 연속 감소세다. 일자리가 없어 청년 취업포기자수도 200만명을 넘어섰다. 고용대란이다. 노년층의 정년연장보다 10~20년 후 나라경제를 책임질 청장년들의 일자리가 더 시급한 것이다.

홍 부총리가 TV회견에서 현재의 경제상황을 두고 “위기라는 견해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도 이해할 수 없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대상 22개국 가운데 1분기 중 유일한 마이너스 성장률(-0.34%)을 기록했다. 탈원전과 장기 경기부진으로 고급 기술인력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부자들의 도주성 해외이민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부촌의 번화가마저 빈 상가가 급증하고 있다. 장기불황 탓이다.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었던 수출도 5월중 6개월째 감소세이고 경상수지마저 흑자기록이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도 앞으로 10년간 연 1.7%의 저성장을 예고했다. 그런데도 홍 부총리는 경제위기가 아니라고 한다.

홍 부총리는 경제총수로서 진단을 제대로 해야 처방도 올바르게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기 바란다. 오진(誤診)은 환자의 생명까지 잃게 하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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