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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영상 찍어 신고” 불볕더위 쿠웨이트, 야외노동자 보호 강화한다

“일하는 영상 찍어 신고” 불볕더위 쿠웨이트, 야외노동자 보호 강화한다

기사승인 2019. 06. 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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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셀스
낮시간 온도가 50℃를 웃도는 쿠웨이트에서 정부가 여름철 낮시간 야외노동을 금지하며 혹서(酷暑)로 인한 사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 곳곳의 건설현장에서는 야외노동 금지 시간에도 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이에 현지 인권단체들은 시민들이 직접 나서 위법 증거가 될 수 있는 사진·동영상을 당국에 제보해 야외노동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쿠웨이트타임스의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쿠웨이트 정부는 6월 1일부터 8월 초까지 오전 11시~오후 5시 동안 직사광선 하에서의 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쿠웨이트 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지난 2011년 6월 통신탑 꼭대기에서 일하던 노동자 아델 알-담키가 열사병으로 낙사한 사건을 두고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가 강력 비판하고 나선 것이 시초가 됐다.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나라로 알려진 쿠웨이트에서는 수많은 노동자가 열사병·탈수증세·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하고 있다. 고온 건조한 사막기후의 특징을 띄는 쿠웨이트의 낮시간 온도는 50℃에 육박하며, 지난해에는 사막지대인 미트리바 지역에서 글로벌 기상관측 사상 최고 온도인 54℃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쿠웨이트의 도시 곳곳에서는 야외노동 금지 시간에도 일을 하는 노동자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쿠웨이트 동해안에 위치한 하왈리주의 알 바하르 복합단지 근처의 건설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정오의 뙤악볕 아래서도 모래를 나르고, 크레인을 운전하는 등의 모습이 포착됐다. 하왈리 내 살미야지구의 여러 건설현장에서도 야외노동 금지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제4순환도로의 한 건설현장에서는 야외노동 금지 시간인 오후 1시 35분께 노동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용접을 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쿠웨이트인권사회(KSHR)는 쿠웨이트 내 많은 기업들이 노동자에 대한 광범위한 학대와 불법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당국이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SHR은 시민들이 나서 위법 사실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당국에 보내 신고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칼리드 알 휴마이디 KSHR 대표는 “당국의 조치에 따라 고용주가 근로자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 올바른 근로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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