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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직면한 위안화, 달러 당 7 위안 돌파 가능성

위기 직면한 위안화, 달러 당 7 위안 돌파 가능성

기사승인 2019. 06. 0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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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과 인민은행장 환율 유연성 발언이 촉발
중국의 위안(元)화가 위기에 직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 달러 당 환율이 7 위안 대로 근접하면서 이른바 포치(破七· 환율의 7 위안 붕괴)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경우 다시 강세로 돌아서서 6 위안대로 진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위안화
중국의 위안화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 달러당 환율이 7 위안 돌파를 목전에 두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상황이 위기라는 사실은 7일 외환 시장에서의 환율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전날보다 0.54% 급등한 6.96 위안을 기록, 7 위안 돌파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줬다. 10일에 다시 시장이 문을 열어야 확실히 알 수 있겠으나 그동안의 흐름으로 볼 때는 약세로 돌아서는 기조를 되돌리기가 상당히 버거워 보인다.

환율 문제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8일 전언에 따르면 위안화의 가치 하락은 역시 현재 치열하게 전개되는 미중 무역전쟁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봐야 한다. 미국의 공격을 당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에 대한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으니 위안화도 흔들거리는 것이다.

여기에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의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듯한 자세 역시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이 행장은 7일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를 가졌다. 당연히 “위안화 환율 방어 ‘레드 라인(red line)’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의 답변은 적극적 방어에 나서겠다고 할 것으로 봤던 일반의 예상과는 달랐다. “최근 (위안화가) 약해지고 있다. 이는 미국의 큰 압력 때문이다. 그러나 위안화 환율에 있어 약간의 유연성은 중국과 세계 경제에 좋은 일이다. 경제에 자동적인 균형추 기능을 제공한다”면서 보유 외환을 소진해가면서까지 이른바 ‘포치’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시장은 아니나 다를까 즉각 반응, 위안화의 급락을 가져왔다.

사실 이 행장의 입장은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2000억 달러 전후에 이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충분히 시장에 개입, 위안화의 하락세를 진정시킬 능력이 있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다. 무엇보다 1조 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액수가 미국 국채 투자에 묶여 있어 당장 사용하기가 어렵다. 여기에 나머지 2조 달러 역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축 프로젝트에 투자돼 있을 것이라는 사실까지 상기하면 여력이 별로 없다고 단언해도 좋다.

위안화의 환율이 1 달러당 7 위안 선이 무너지면 당장 중국의 자본 시장에서 달러 이탈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 경제 전체가 휘청거리지 말라는 법도 없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예사롭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당국은 시장에 적극 개입할 의사도 능력도 크게 없는 듯하다. 위안화가 1 달러당 7 위안대로 진입, 정착하는 시대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도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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