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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빌려드립니다’ 조건은 ‘나체사진’…일본서 SNS 불법 사채 주의보

‘#돈빌려드립니다’ 조건은 ‘나체사진’…일본서 SNS 불법 사채 주의보

기사승인 2019. 06. 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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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트위터에서 #돈빌려드립니다(#お金貸します) 등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돈을 빌려주겠다는 글이 나온다. 사진=/트위터 캡처
‘#돈 빌려드립니다’ ‘#개인 간 융자’ 최근 일본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런 해시태그가 넘쳐난다. SNS를 통한 불법 사채업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 불법 사채업자들은 SNS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것은 물론 돈을 빌리는 이들에게 ‘나체 사진’을 요구한 후 조금이라도 상환을 연체하면 지인에게 뿌리겠다며 협박까지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도쿄에 사는 한 20대 여성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진짜로 개인 융자를 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찾아냈다. 그는 글 작성자에게 연락, 트위터를 통해 요구하는 얼굴 사진과 변제 약속 각서를 보냈다. 계좌에 대출 희망액인 3만엔(약 32만원)이 입금됐다. 그는 이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돈을 계속 빌렸다. 금리는 매번 달랐으며, 14만엔을 10일 간 빌리는데 이자 6만엔을 요구받은 적도 있다. 연리로 환산하면 1500%로 법이 정한 상한선를 훌쩍 넘었다.

결국 이자를 갚지 못한 그는 법무사에게 상담차 연락했다. 생활비에 쪼들리다 어둠의 불법 사채에 손을 댄 결과다. 이 여성이 상담을 요청한 시모히가시 요스케(下東洋介) 법무사는 SNS를 통한 개인 사채에 대한 상담을 하루에 1~2건씩 받고 있다고 밝혔다.

SNS를 통한 불법 사채는 높은 금리도 문제지만 상환을 강요하는 수단이 특히 악질적이다.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 나체 사진과 함께 친구들의 연락처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표적. 대출 상환금 변제가 늦어지면 “나체 사진을 친구들에게 뿌리겠다”고 협박한다. 시모히가시 법무사는 “다중채무자 등 돈이 궁한 사람은 과도한 요구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다가 절박한 다중채무자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나체 사진을 요구하는 SNS 불법 사채에까지 손을 댄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은행계좌 동결 등 단속 강화로 불법 사채에 대한 사건이 감소하고 있다. 경시청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금융의 피해 규모는 35억9000만엔(약 391억5000만원)으로 통계를 시작한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SNS를 통한 새로운 불법 사채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경찰은 불법 금융의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일본국민생활센터의 한 관계자는 “대출을 찾는 새로운 수단으로 SNS가 악용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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