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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황당무계한 ‘현대통화이론’의 재정적자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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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황당무계한 ‘현대통화이론’의 재정적자 옹호

기사승인 2019. 06. 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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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논설심의실장)
논설심의실장
현대통화이론(MMT: Modern Monetary Theory)은 그럴싸한 이름과는 달리 정부의 재정적자가 경제를 번영시키는 마술지팡이인 양 주장하고 있다. MMT는 주류경제학계의 이론도 아니지만 국내 일부 교수가 이를 언급하고 최근 언론에도 소개되었기 때문에 그 정체가 무엇인지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케인즈가 《일반이론》에서 지적했듯이 ‘허공에서 계시를 듣는다는 권좌에 앉은 미치광이’들이 수년 전 읽은 이런 ‘엉터리 이론’의 노예가 되어 경제를 망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건전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제학자들도 현대통화이론을 무시해버리기보다는 그 허구성을 파헤쳐야 한다.

소위 ‘현대통화론자’에 따르면, (중앙은행을 포함한 광의의) 정부가 법정화폐를 찍어낼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재정적자는 문제될 것이 없다. 또 정부의 지불능력을 고려해서 재정긴축을 하라는 권고는 어리석은 짓이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정부가 재정적자를 보는 만큼 민간의 국채 소유가 늘어나고 그만큼 민간의 부가 늘어난다. (머피, “세상의 순리를 뒤엎는 현대통화이론의 실체” 미제스와이어)

누군가의 부채가 늘어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의 채권도 늘어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정부가 재정적자만큼 국채를 발행하고 이 국채를 민간이 보유한다면 정부가 재정적자를 늘리는 만큼 민간이 보유하는 국채도 늘어난다.

그러나 정부의 부채는 정부가 민간으로부터 거둔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현대통화이론은 이 중요한 사실을 무시한다. 이 점을 망각하면 정부가 부채를 늘릴수록 민간의 부가 늘어나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래서 그들은 정부의 적자재정이 늘면 민간의 투자지출 여력이 줄어 민간의 투자를 쫓아내는 ‘구축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이 선전하는 것과는 달리 정부가 긴축을 한다고 민간의 저축이 붕괴되는 게 아니고 정부가 재정적자를 늘린다고 해서 민간의 저축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이런 사실을 직시하지 않은 자신들의 주장에 ‘현대’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이들의 상상처럼 정부가 법정화폐 발행권을 가지고 있으면 정부가 아무리 재정적자를 지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축복인 것일까?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왜 어떤 국가는 부채를 갚지 못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가? 돈을 마구 찍어서 갚으면 될 게 아닌가? 그러나 마구 찍어서 구매력을 상실할 게 뻔한 화폐를 누가 보유하려고 하겠는가? 수중의 화폐를 빨리 물건으로 바꾸려는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 후 패전국인 독일은 전쟁배상금을 갚는 방법으로 ‘인기가 없는’ 세금을 더 거두는 것보다는 화폐를 마구 찍는 것을 선택했는데 그 결과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었다.

화폐의 가치가 얼마나 하락했으면 땔감으로 쓸 정도였다고 한다. 휴지조각이나 다름없게 된 연금증서나 저축증서를 들고 시민들은 절망하고 분노했다. 현대통화이론은 이런 역사적 경험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엉터리 연금술이 등장해 대중의 눈을 잠시 속이듯이 ‘예산제약에서 벗어난 정부’라는 환상이 잠시 눈길을 끌 수 있다. 그러나 법정화폐 체제에서도 화폐가 많아져서가 아니라 물자가 풍부해져야 사람들의 실질적 부가 늘어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엉터리 주장에 현혹되어 경제를 망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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