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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업체, 미 고율관세 회피 위해 가짜 베트남 원산지 표시”

“중국 수출업체, 미 고율관세 회피 위해 가짜 베트남 원산지 표시”

기사승인 2019. 06. 1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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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베트남, 중국 제품에 대한 가짜 원산지 증명서·불법운송 수십건 발견"
"미 관세 피하기 위한 가내 공업 꽃 피울 것...고양이와 쥐 게임"
1~3월 대미 중국 수출 14% 감소, 베트남 40% 급증
China Tariffs
중국 수출업체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고자 가짜 베트남 원산지 표시를 이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코스코 선적 컨테이너선이 지난달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브리지를 지나고 있는 모습./사진=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중국 수출업체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고자 가짜 베트남 원산지 표시를 이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베트남이 이날 농업에서 섬유·철강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회피하려는 기업들의 가짜 제품 원산지 증명서와 불법 운송을 수십 건 발견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은 “일부 중국 수출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타격을 피하고자 극단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 세계 2대 경제대국 사이의 무역 긴장이 고조된 이후 아시아 정부가 이런 부정행위를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무역 관련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베트남의 성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3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를 협박하자 일부 중국 수출업체들이 불법적으로 주문 운송장의 기록을 변경하고 있다는 우려를 높이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을 비롯한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은 관세부과에 따른 타격을 피하려는 불법 수출을 중단하라는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 반 신 베트남 국회 경제위원회 상임위원은 “베트남은 잘못 표기된 중국산 제품이 미국에 흘러 들어가게 허용함에 따라 미국의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베트남은 이미 지난달 28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 ‘관찰대상국’에 새롭게 포함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밀 조사에 직면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베트남 당국은 미·중 무역갈등이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 환율이 불공정한 무역 이익을 창출하는 데 이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고,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지난주 국회에서 무역전쟁으로 향후 5년간 국내총생산(GDP)이 6조동(3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하지만 올해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중국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급증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1~3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13.9% 감소한 반면 베트남은 40.2% 급증했다. 한국의 수출도 18.4% 늘어 베트남에 이어 대미 수출 증가율 2위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기 사건에는 원산지 증명서가 처리되기 전에 중국 상품이 ‘메이드 인 베트남’으로 바뀐 포장도 포함돼 있었다며 베트남 정부가 미국 세관원들이 베트남 기업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된 중국 합판을 발견한 사례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메이뱅크킴엥(Maybank Kim Eng)의 추아 학 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관세율과 막대한 잠재적 이익을 고려하면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한 가내 공업이 꽃을 피울 것”이라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부들은 (미국 시장의) 뒷문으로 보이는 것을 우려, 이러한 운송 계약 변경에 대해 단속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로펌 베이커 앤 맥킨지 베트남 법인의 프레드 버크 매니저는 “이는 항상 고양이와 쥐의 게임”이라며 “사람들이 25%의 관세에 대한 차익거래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한 단속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싱가포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라울 카푸어 선임연구원은 제3국을 통한 미국의 관세 회피가 “널리 퍼진 현상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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