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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이희호 여사 조문단 대신 조의문…김여정 판문점서 직접 전달(종합)

김정은, 이희호 여사 조문단 대신 조의문…김여정 판문점서 직접 전달(종합)

기사승인 2019. 06. 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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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해 통지…정의용·박지원·서호 수령 계획
남북관계 경색 국면서 부담감 느낀 듯…김여정 통해 최대한 예의 갖춘 듯
이희호 여사 빈소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1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북한이 고(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만 전달한다.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북측이 다소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우리 측에 직접 조의문을 전달함으로써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12일 “이 여사 서거와 관련해 북측은 오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김 위원장이 보내는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기 위해 오후 5시 판문점 통일각에서 만나자며 김 제1부부장이 나가겠다고 알려왔다.

우리측에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해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참석한다.

우리 정부는 지난 11일 이 여사 장례위원회의 요청을 받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 측에 이 여사의 부음을 전달했다.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올 경우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된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됐었다.

조문단의 파견과 그 위상 여부가 김 위원장의 남북대화 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 근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성장 “김정은 남북관계 개선의지 회의론 확산될 것”…김준형 “예의차리면서 대화·협상 않겠다는 것”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과거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한 인사가 세상을 떠났을 때 조문단을 파견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지 않고 단순히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전만 보낸다면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하게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한 것은 ‘하노이 노딜’ 이후 유지하고 있는 대남 압박기조와 조문단 파견을 통한 전격적인 분위기 전환에 대한 부담감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세인 김 제1부부장을 통해 직접 조의문을 전달함으로써 나름 최대한의 예를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예의는 차리면서 이를 계기로 다른 대화나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미국에 친서도 보내는 등 전반적 상황을 관리하는 긍정적인 신호들은 보이고 있지만 아직 하노이 회담 결렬을 극복하고 입장정리해서 나올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다음 날 서거를 애도하는 조전을 보낸 후 김대중평화센터 앞으로 ‘특사 조의방문단’을 파견하겠다는 통지를 보내왔다.

사흘 뒤인 8월 21일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특사 조의방문단을 특별기편으로 서울에 파견했다.

이 여사는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방북해 조문하면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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