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3일 선고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국적기를 통해 해외에서 명품 등을 몰래 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과 그의 모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70)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오창훈 판사는 13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480만원, 추징금 6300여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70만원, 추징금 3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오 판사는 이들에게 각각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오 판사는 “피고인들의 범행 횟수와 밀수입한 물품의 금액이 커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다만 밀수품 대부분이 생활용품이나 소비용이어서 유통질서를 교란할 목적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이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국적기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밀수 범죄를 저질렀다”며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 4개월과 추징금 6200만원을 구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이사장에게는 징역 1년에 벌금 2000만원, 추징금 32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진가 모녀는 지난달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잘못을 저지른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했고, 이 전 이사장은 “절대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들의 변호인도 “밀반입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해외 쇼핑몰에서 구매한 명품 의류와 가방 등 총 89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202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여객기로 밀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이사장 역시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한항공 해외지사를 통해 도자기·장식용품·과일 등 37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같은 방법으로 국내로 몰래 들여왔고, 직접 구매한 3500여만원 상당의 소파와 선반 등을 대한항공이 수입한 것처럼 속여 허위 신고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