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말고 도전하라’ 작은 거인 강성훈과 캐디 출신 전가람의 교훈

기사승인 2019. 06. 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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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ron Nelson Golf <YONHAP NO-2254> (AP)
강성훈이 지난 PGA 투어 바이런 넬슨 골프 대회 우승 확정 당시 모자를 벗어 갤러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지난 5월 남자 골프계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59번째 대회 만에 정상을 치지한 강성훈(32)과 캐디 출신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2승을 일궈낸 전가람(24)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둘의 골프 인생은 공통점이 있다. ‘포기’를 모른다는 것이다. 다른 듯 비슷한 역경을 뚫고 작은 기적을 일군 점에서 ‘닮은꼴’ 도전의 아이콘으로 동료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강성훈의 우승은 스스로 사서 고생을 마다않은 도전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는 2006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KPGA 코리안 투어 롯데 스카이힐 오픈에서 우승을 거둔 뒤 그 해 카타르에서 열린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골프 종목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금메달을 따며 프로 자격을 획득했고 2008년 KPGA 투어 신인상을 탔다. 2010년에는 유진투자증권 오픈에서 우승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세계 최고 무대 PGA 투어가 늘 자리했다. 어릴 적부터 타이거 우즈(44·미국)를 보면서 PGA를 동경했던 그는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태평양을 건너기로 마음먹었다. PGA 2부인 웹닷컴투어를 거쳐 2011년 PGA 정규 투어에 진출했으나 높은 벽을 절감한 채 2013~2015년 투어 카드를 잃고 다시 2부 투어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힘든 시기였던 2013년 KPGA 무대에서 다시 CJ 인비테이셔널과 한국 오픈에서 우승을 거두면서 그대로 주저앉는 것처럼 보였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017년 재도전 끝에 PGA 투어로 돌아가 마침내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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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람은 캐디 출신으로 KPGA 투어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사진=KPGA
172cm의 단신이지만 도전 정신만큼은 거인이 부럽지 않다. 끝내 포기하지 않은 근성에 대해 강성훈은 “최고로 실력이 있는 선수들 사이에서 상위권에 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라면서 “훌륭한 선수들과 경쟁해 우승을 하게 된 것은 나의 레벨을 한 단계 더 올리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겸손했다.

5월 KPGA 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우승한 전가람도 인생 역전하면 빠질 수 없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 탓에 중학생 때 골프를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정식 레슨을 받지 못했던 전가람은 고교 3학년 시절 한국프로골프협회 정회원 자격을 땄지만 부친이 하던 사업이 기울며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각종 아르바이트에 치킨 배달까지 했던 전가람은 그렇게 골프와 멀어지는 듯 했으나 운명은 그를 다시 골프장으로 이끌었다. 수입이 좋다는 이유로 집 근처의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 캐디로 취직했던 것이 전환점을 만들었다. 전가람은 당시를 “프로 선수들의 경기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다시 골프를 하고 싶어졌다”며 “아마 캐디를 하지 않았다면 프로 골프 선수가 되려는 꿈을 꾸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캐디일로 하루하루 고단한 몸이었지만 마지막 열정이 꿈틀댔다. 이걸 불태우기 위해 2015년 캐디를 그만두고 시드전에 출전해 퀄리파잉(Q) 스쿨 61위로 투어 선수가 됐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18년 4월 본인이 캐디로 일하던 골프장에서 치러진 개막전(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우승자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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