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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저씨 리더십’ 정정용 감독, ‘원팀’으로 한국축구 새 역사

‘동네 아저씨 리더십’ 정정용 감독, ‘원팀’으로 한국축구 새 역사

기사승인 2019. 06. 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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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월드컵] U-20 긴 여정 마친 정정용 감독<YONHAP NO-1077>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경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정정용 감독이 그라운드를 돌며 성원해 준 관중석의 한국 응원단에 박수를 치고 있다./연합
“우리 선수들은 한국축구에서 5년, 10년 안에 최고의 자리에 있을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장정을 마친 정정용(50) 대표팀 감독은 한국 축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났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 뒤에는 ‘착한 동네 아저씨’ 같은 그의 리더십이 있었다.

정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 간 수평적인 관계를 강조한다. 선수들이 먼저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배려했고 대표팀 소집 기간 휴대전화 사용은 물론 선수들의 자유 시간을 존중해주는 등 ‘자율 속의 규율’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선수들도 편하게 그를 따랐다. 에콰도르와 4강전에서 사상 첫 결승 진출의 역사를 쓴 선수들은 생수병을 들고 아버지 뻘인 정 감독에게 물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정 감독은 유·청소년 선수들에게는 ‘지시가 아니라 이해를 시켜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에게 나눠줬던 ‘전술 노트’는 이러한 그의 철학이 잘 드러나는 사례다. 이 노트에는 상대 전술과 경기 운영 방식에 따른 우리 팀의 포메이션, 세트피스, 측면에서의 콤비네이션 플레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선수들이 ‘마법의 노트’라고 할 정도로 특정 상황에서 필요한 움직임을 세세히 설명해놓은 이 노트는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이 새 역사를 쓰는 씨앗이 됐다. 매 경기 다른 전략, 전술을 준비하고 포지션별 역할을 다르게 부여하며 상대에 따른 전술 변화를 과감하게 펼치는 데도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잘 녹아들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정 감독은 이번 대회 내내 ‘원팀’을 강조했다.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벤치 멤버들에게 ‘특공대’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에콰도르와 4강전 승리 후 숙소로 돌아갈 때 팀 버스 안에서 선수들이 ‘떼창’을 한 영상은 화제가 됐다. 선수들 표현으로 ‘퇴근길 문화’가 된 그 모습 속에는 주전도, 비주전도 없이 정 감독이 이끈 ‘하나의 팀’만 있을 뿐이었다.

정 감독은 10년여의 시간을 온전히 한국 축구의 미래를 다지는데 쏟아 부었다. 28세에 무명으로 선수 생활을 접은 그는 2006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했다. 이후 고향 팀인 대구FC 수석 코치를 지냈던 2014년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12년 동안 14세 이하, 18세 이하, 19세 이하 등 연령대 대표팀을 맡아 한국 축구의 미래를 키워왔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정 감독은 “모든 분야에서 자기 역할 하는 게 중요하고 지도자인 나는 선택만 하면 된다. 너무나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다 그 덕이다”며 코칭스태프와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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