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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 중앙아 놓고 줄다리기

중국-러시아, 중앙아 놓고 줄다리기

기사승인 2019. 06. 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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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China <YONHAP NO-3843> (AP)
사진=/AP, 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두고 영향력 확대를 위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를 에너지 전략의 중요한 거점은 물론 중국과 유럽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보고 있다.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것. 반면 러시아는 자국의 ‘뒤뜰’인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까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반(反) 미국을 연결고리로 밀월을 연출하고 있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첨예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중앙아시아를 둘러싸고 자국이 주도하는 광역경제권 구상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러시아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을 내세우고 있다. 유라시아경제연합은 러시아를 주축으로 카자흐스탄·벨라루시·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 등 구(舊) 소련권 5개국이 서유럽 국가 중심의 유럽연합(EU)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한 연합체. 공동체 내에서 상품·자본·노동·서비스 등의 자유로운 이동을 목표로 하며, 2015년 1월 정식 출범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지난 14일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기조연설에서 “상하이협력기구는 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더 추진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일대일로가 좋은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들에게 철도·도로·송유관·디지털 경제·인공지능·빅데이터·농업기술 분야에서 대규모 협력과 지원을 제안했다. 상하이협력기구는 2001년 설립됐다.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구 소련에서 독립한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등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이 이들에게 일대일로 참여를 촉구하며 선물을 안긴 셈.

중국은 중앙아시아를 에너지 전략의 중요한 거점으로 보고 석유·광물·에너지 등 자원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천연가스도 중앙아시아에 있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여온다. 또 중국과 유럽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보고 있어 철도 등 각국 인프라 건설에 적극적인 융자를 해주고 있다.

시 주석은 이달 7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이 추진하는 유라시아 파트너십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일대일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2015년 중·러 정상은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일대일로의 협력을 합의했지만 관련 사업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경계심을 풀어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어한다. 중앙아시아 진출을 둘러싸고 생겨날 수 있는 양국 간 갈등을 미리 방지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우군 확보 필요성도 높은 상태다.

하지만 러시아는 자국의 뒤뜰인 중앙아시아 국가들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까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은 1991년 소련 붕괴에도 중앙아시아에 강력한 ‘후원자’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타지키스탄·키르키즈스탄에는 여전히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다. 경제 위기에 빠진 투르크메니스탄에는 올해 안으로 3년 만에 가스 수입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 대해서는 최초의 원전 건설에 협력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5월 서명했다. 지난 4월에는 카자흐스탄에도 원전 건설을 제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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