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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가혹한 처방으로 세금 인상 ‘고육책’ 들고 나선 파키스탄

IMF의 가혹한 처방으로 세금 인상 ‘고육책’ 들고 나선 파키스탄

이민영 기자 | 기사승인 2019. 06. 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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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은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빚더미에 올랐다. 620억 달러(약 73조8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차관을 들여왔다가 발목을 잡힌 것. 하지만 외환보유고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역적자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6.6%에 달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상태지만 가혹한 ‘처방전’이 세금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11일 세수입을 대폭 늘린 2019회계연도(2019년 7월~2020년 6월) 예산안을 발표했다. 하마드 아자르 파키스탄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365억 달러를 내년 세수입 목표로 정했다고 밝혔다. 아자르 부장관은 남아시아의 요리에서 자주 사용되는 정제 버터 기(ghee)와 가금류 등에 17%의 세금을 부과하고, 설탕세를 2배 인상해 세수입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예산안은 파키스탄 정부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제시된 조건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파키스탄은 지난 5월 진행된 IMF 대표단과의 협상에서 60억 달러(약 7조980억원) 규모의 3년짜리 구제금융을 받는데 잠정 합의했는데, 당시 IMF는 파키스탄이 주도적으로 긴축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파키스탄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것은 1980년대 이후 이번이 벌써 13번째. IMF는 내년도 재정적자(채무변제 제외)를 GDP의 0.6% 아래로 낮출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0억 달러(약 5조9000억원) 규모의 세수입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그에 상당하는 재정 지출을 축소해야 한다.

파키스탄 정부는 그동안 IMF 구제금융 도입을 주저해왔다. 이미 IMF 구제금융으로 58억 달러를 빚진 상태인데다 민족주의 진영 등에서 IMF는 미국이 지배력을 넓히는 수단이라며 반대했기 때문. 하지만 재정적자와 갈수록 커지는 무역적자 등 쌍둥이 적자는 파키스탄 정부로 하여금 마른 수건을 짜내는 개혁으로 내몰고 있다. 세금 면제층을 줄이는 동시에 세금 인상을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인데, 경제적 ‘고육책’이자 정치적 의미에서는 ‘도박’에 가까운 선택일 수도 있다.

파키스탄은 세금 부과층이 세계 최소 수준인 국가다. 총 인구 2억800만명 가운데 소득세를 내는 사람은 고작 100만명 수준에 그친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달 14일 각료회의를 열고 이달 30일까지 미신고 자산을 신고하면 최소한의 세금만 물리고 법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결정했다. 검은 돈을 양성화할 목적으로 조세 사면을 시행하기로 한 것. 파키스탄 정부는 조세 사면 정책이 경제난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임란 칸 총리 역시 국외에 자산을 숨긴 유력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고 비판해 왔지만 경제 위기가 깊어지자 입장을 선회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 앞으로 20년 동안 중국에 400억 달러(약 47조6000억원)의 빚을 갚아야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외환보유고는 2개월 간 수입 대금을 간신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연간 채무 상환에 120억 달러(약 14조원)가 필요한데, 여력이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 IMF 구제금융 이후에도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으로부터 3년 간 20억∼30억 달러를 더 빌린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파키스탄의 물가상승률은 9% 수준에 육박하고 있고, 루피화의 가치도 지난해 대비 3분의 1로 폭락하면서 국민들의 허리 띠 졸라매기는 임계치를 향해 치닫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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