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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험’ 놓고 현대해상 vs 메리츠화재 ‘자존심 승부’

‘어린이보험’ 놓고 현대해상 vs 메리츠화재 ‘자존심 승부’

기사승인 2019. 06.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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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월 신계약 판매 1위 '메리츠화재'
사회초년생 공략해 29.7% 실적 급증
현대해상, 8.4% 하락한 8만여건 기록
독점 체제에 균열…태아담보는 1위
"상품 본질 퇴색…출혈경쟁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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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험 시장을 놓고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가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치고 있다. 15년 전 손보업계 최초로 이 분야 상품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며 ‘독주 체제’를 굳혀온 현대해상은 올 1~4월 기준 메리츠화재에 왕좌를 내줬다. 메리츠화재는 가입 연령과 수수료 확대로 현대해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승부는 연령대에서 갈렸다. 어린이보험은 자녀의 질병·상해 등 의료비나 일상생활 중 각종 배상책임 등에 대비한 상품이다. 지난해 주요 손보사들은 가입 가능 나이를 30세로 높였고, 메리츠화재는 사회 초년생들을 집중 공략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10세 이하(태아담보 포함) 판매 실적은 오랜 기간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현대해상이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양사를 비롯해 손보사들의 어린이보험 판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선 인(人) 보험을 늘리는 방법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어린이보험은 자녀를 둔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데다 태아부터 성인까지 가입자를 묶어둘 수 있다. 그러나 ‘출혈 경쟁’은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업비 및 손해율 상승 등 부작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사의 올 1~4월 기준 어린이보험 신계약 기준 판매건수는 33만644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했다. 판매금액은 274억28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6% 늘었다.

가장 큰 성과를 낸 곳은 메리츠화재다. 같은 기간 어린이보험 판매건수는 11만946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 증가했다. 판매금액도 102억57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9.4% 늘었다.

이는 독립법인대리점(GA)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수수료 정책을 펼쳤고, 20대 사회 초년생들을 집중 공략한 결과란 분석이다. 실제 해당 연령층 가입자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대해상의 1~4월 판매건수는 8만351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판매금액은 64억7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줄었다.

현대해상은 2004년 업계 최초로 ‘굿앤굿어린이CI보험’을 출시하면서 어린이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지난해까지 323만건(1575억원)이나 팔렸지만 메리츠화재에 밀려 매출이 떨어졌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10세 이하 태아담보 부문에선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른 손보사들 역시 맹추격 중이다. DB손보의 1~4월 판매건수는 7만5905건, 판매금액 59억4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5%, 102% 증가했다. KB손보도 판매건수 4만788건, 판매금액 34억6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2%, 24.6% 늘었다.

업계에선 어린이보험 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문제는 현재 어린이보험 시장이 도 넘은 마케팅과 경쟁으로 혼탁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가입 연령을 30세까지 늘리면서 ‘어른이보험’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또,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설계사나 법인보험대리점을 활용해야 하는 만큼 설계사 수수료를 대폭 올리거나 보험 상품 보장을 확대해서 가입을 유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손해율 상승 요인이 될 수 있고, 이는 곧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선 저렴한 보험료로 어린이보험에 가입해 종합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상품 본질이 퇴색되고 있는 것은 맞다”며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한 출혈경쟁은 각사의 리스크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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