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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앞다퉈 “혁신성장 지원” 열 올리지만, 동면의 양면성 우려

금융지주, 앞다퉈 “혁신성장 지원” 열 올리지만, 동면의 양면성 우려

기사승인 2019. 06.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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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159조원 규모 투자 계획
수장 중심으로 추진위원회도 신설
미래먹거리·신성장동력 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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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이 앞다퉈 혁신기업 성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직을 신설하고 각 지주 회장들이 직접 지휘봉을 잡았다. 향후 몇년간 수십조원의 자금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선제적으로 핀테크기업 등 혁신성 있는 기업들을 선별, 투자해 국내의 이른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유니콘 기업들로 성장시켜 기업과 금융사가 상생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현재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정부 정책과도 맞닿아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혁신기업 지원들이 추후 금융지주사에게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의 혁신성, 성장성만을 보고 투자한다는 점에서 사업 실패 등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KB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지주 등이 향후 3~5년간 혁신기업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금액은 159조원에 달한다.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2월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담은 혁신성장프로젝트를 발표한 후 3월 가장 먼저 그룹차원의 총괄 조직을 만들었다. ‘신한 혁신금융 추진위원회’는 신한금융 산하의 14개 계열사 사장단으로 구성됐으며 그룹사 본부부서의 임직원 약 2000명도 함께 참여한다. 특히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신한지주가 직간접투자를 통해 혁신기업들에 투자한 금액은 올해 들어 지난 5월말까지 2500억원 가량이다. 신한지주는 또한 향후 5년간 대출지원 등을 포함해 혁신금융에 총 64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도 지난 4월 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시켰다. 혁신금융 추진을 위한 그룹 컨트롤 타워인 ‘KB 혁신금융협의회’는 계열사 사장 및 임원 등 총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됐으며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의장으로 참여한다. KB금융은 KB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벤처펀드를 향후 5년간 매년 4000억원씩 총 2조원 규모로 조성해 지원하고 대출지원을 하는 등 총 62조원 규모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3조원 규모의 혁신성장펀드 조성, 공모제에 의한 소액집접투자, 정부주도펀드 출자 등 ‘혁신성장기업 지원을 위한 투자3종세트’를 선제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규모를 확대해 향후 5년간 혁신기업에 33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5월에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계열사 사장 및 임원 10명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신설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이달초 ‘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하고 향후 3년간 20조원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의장을 맡고 계열사 사장 및 그룹 주요 임원 등 17명이 위원으로 참여해 그룹의 혁신금융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협의회 출범 시기는 늦었지만 하나금융은 앞서도 혁신성장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해왔고 투자금액이 작년한해만 약 6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혁신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신성장동력 확보차원이 크다. 4차 산업혁명 등 국내 산업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향후 핀테크 기업, ICT기업 등이 국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초기 투자를 통해 혁신성 있는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밑거름을 마련해주고 이들의 성장을 통해 투자금 회수 등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우려의 시각도 있다.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는 결국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구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가 차후 금융지주사에게는 부실에 따른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이에 따른 투자 리스크들이 금융지주에 위험으로 전이되지 않으려면 직접 투자보다는 관련 노하우나 전문성을 갖춘 자회사 혹은 펀드 등에서 관리하도록 조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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