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신작 부조인 ‘화가의 손’ 연작은 인형, 골동품, 물감튜브, 물감찌꺼기 등 쓰다 버린 물건들이 빽빽이 뒤엉킨 상태로 확대된 모양의 판 덩어리 중앙에 백골의 손이 걸려 있는 형태다.
작가는 우리에게 지워진 삶의 굴레를, 작업의 치열함 속에서 시간과 운에 의해 성패가 갈리고 희비가 엇갈리는 화가의 삶에 빗대 표현했다.
그간 작가는 자본주의, 적자생존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인물들과 역사 속에 희생된 이들에 대한 시선을 작품에 담아왔다. 이같은 주제의식과 1980년대 ‘현실과 발언’ 활동 이력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안창홍을 민중미술 작가로 기억하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예술이 ‘현실주의’나 ‘삶의 미술’에 가깝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