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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유휴공간, 직접민주주의 플랫폼으로 재탄생

지자체 유휴공간, 직접민주주의 플랫폼으로 재탄생

기사승인 2019. 06.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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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민주주의 플랫폼으로 활용될 ‘금천1번가’ 전경/행정안전부 제공
담벼락 밑 쓰레기 무단투기로 골치를 앓던 김순녀씨(58)는 주민들과 함께 불법 투기장소를 꽃밭으로 가꾸기로 결심하고 구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웃의 호응이 없어 속만 끓이며 시간을 보냈다. 김씨처럼 직접 참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주민들을 한 공간에 모아 주민자치력을 높이고 당사자인 주민의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숙성시켜 국민의 삶을 바꾸는 마을정책 플랫폼이 기초 지방자치단체에 처음 설치된다.

행정안전부와 서울 금천구는 21일 지역소통공간인 ‘금천1번가’ 개소식을 열고, 이곳을 지역 주민들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숙의민주주의 실현 공간으로 활용한다고 20일 밝혔다.

경청마당
시민들이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정책제안을 하는 ‘경청마당’ 전경/행정안전부 제공
‘금천1번가’는 서울 금천구 은행나무로 45에 위치한 옛 소방서 건물에 들어섰다. 지상 2층인 이 건물은 소방서 이전 후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으로 사용되다가 센터 이전으로 유휴공간으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것은 민주시민 교육 등 마을교육을 운영하는 주민들이었다. 기초단체의 하향식 정책전달 시스템의 한계와 주민참여 공간이 부족한 현실에서 이곳을 마을공동체 주민자치 활성화 공간으로 조성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때마침 공공 유휴공간을 주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정안전부의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조성’ 사업이 있어 이 제안은 실행에 옮겨졌다. 이미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제안 및 토론, 정책결정을 온라인 투표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중인 금천구에 오프라인 민주주의 플랫폼 구축을 위해 국비 5억2000만원이 투입되었고, 6개월 동안 주민과 중앙 및 지방정부가 머리를 맞대는 회의를 거쳐 주민들의 열망이 담긴 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금천1번가는 지상 2층 연면적 285.3㎡(토지 323.2㎡) 규모다. 1층은 경청마루·마을기록관·온돌마루로 구성됐다. ‘동네방네 공론장’이 운영되는 경청마루에서는 주민들이 제안한 마을의제를 민관이 협력해 해결방안까지 마련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마을기록관은 주민활동 기록을 전시해 지역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온돌마루는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주민들이 함께 돌보는 공간으로 사용하게 된다.

코워킹스페이스와 휴게공간, 회의실로 구성된 2층 사무공간에서는 일상 속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금천1번가 리빙랩(주민주도 생활실험실) 사업이 추진된다. 환경오염·고령화·다문화 갈등 등 주변에 산재한 문제를 관계 공무원의 자문을 받아 주민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소다.

금천구는 향후 주민의 정책제안을 구청장이 직접 듣고 구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매월 둘째, 넷째 주 수요일 ‘현장 구청장실’을 운영하는 등 이름에 걸맞은 금천1번가로 운영하고, 지역사회 혁신을 위한 주민 만남의 장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오픈행사에 참석한 김학홍 행안부 지역혁신정책관은 “지역주민이 구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정부혁신의 의미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유휴공간 활용방안을 주민들이 스스로 찾으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조성 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구축된 마을민주주의 플랫폼 금천1번가가 온라인 플랫폼과 더불어 주민의 참여를 더 많이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민의 삶이 개선될 수 있도록 플랫폼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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