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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 한국 시각 ‘극과 극’…배경은 ‘세대 차이’

일본인의 한국 시각 ‘극과 극’…배경은 ‘세대 차이’

기사승인 2019. 06. 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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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인의 혐한(嫌韓)은 뿌리가 깊고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서점가에는 혐한 서적이 앞다퉈 진열돼 있고, 포털 사이트에 혐한을 검색하면 60개 이상의 결과물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혐한 발언이 오히려 헤이트 스피치(차별적 발언)로 비판받는 등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동력(動力)은 10대와 20대의 일본 젊은이들이다.

아사히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간사이TV가 방송한 ‘가슴 가득 서밋!’이라는 버라이어티쇼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인 소설가 이와이 시마코(岩井志麻子·54)가 “(한국인은 자살하려고) 손목을 긋겠다는 추녀와 비슷하다”고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다. 제작진은 생방송 프로그램이 아닌데도 편집하지 않고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지난 2월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 사죄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 의장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는 일왕이 사죄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 뒤 지난 5월 새 일왕 즉위 때 축전을 보냈다는 것을 화제로 삼았다. 이와이는 진행자로부터 “이와이 선생은 남편이 한국 분이어서 한국인의 기질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요전에도 말했지만 여하튼 ‘손목을 긋겠다는 추녀’ 비슷한 것이다. 손목을 긋겠다는 추녀라고 생각하면 대체로 정리된다”고 답했다. 간사이TV는 방송 이후 비판이 계속되는데도 공식 사과를 하지 않다가 인터넷 등에서 헤이트 스피치라는 비판이 커지자 한 달만인 18일 뒤늦게 사과 발표를 했다.

일본인의 혐한 발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에는 후생노동성 간부(55)가 트위터에 “(한국인은) 속국 근성의 비겁한 민족”이라는 글을 올렸다 경질됐다. 같은달 유명 작가인 하쿠타 나오키(百田尙樹·63)는 일본 전철 내 한글 표기를 두고 “구역질이 난다”고 트위터에 올려 혐한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50대와 60대, 즉 중년세대라는 것. 반면 10대와 20대의 젊은이들은 신(新) 한류 세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단법인 콘서트프로모터즈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콘서트 동원력 랭킹 1위에 오른 것은 128만명을 동원한 한국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였다.

일본 내각부의 지난해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에 ‘친밀감을 느낀다’고 답한 60대는 31.3%였지만 18~29세는 두 배에 가까운 57.4%였다. K-POP과 한국의 패션·화장에 열광하며 한국을 방문하는 등 친밀감을 형성하고 있는 배경인 셈이다. 방송에 데뷔는 못했지만 신주쿠 지역에서는 나름 유명세를 타는 신주쿠 K-POP 아이돌 그룹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류가 일본 젊은층의 문화에 깊숙히 침투해 있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민간단체 ‘언론 NPO’의 구도 야스시(工藤泰志) 대표는 “젊은이들은 정보를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얻는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정보만 얻을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한일관계 경색 등 정치 뉴스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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