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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지금 ‘대세’는 킥고잉, 어깨춤 절로 나오지만 무섭다!

[체험기] 지금 ‘대세’는 킥고잉, 어깨춤 절로 나오지만 무섭다!

기사승인 2019. 06.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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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룰로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인 ‘킥고잉(Kick-going)’을 출시했다. 사진은 전동킥보드에 탑재된 단말기로, QR코드를 킥고잉 앱으로 인식하면 전동킥보드를 대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제공=장예림 기자
“씽씽~ 바람을 가르고, 슉슉~ 즐거움이 날아오는데, 무섭다!”

기자가 요즘 ‘대세’라 불리는 킥고잉의 전동킥보드를 타 본 소감이다.

조금만 걸어도 ‘어깨빵’은 기본인 홍대. 골목에는 차 한 대 들어오기도 벅차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인 홍대에서 어느 순간부터 전동킥보드(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최대 시속 25㎞인 킥보드는 대중교통이 닿지 않고, 단거리로 이동하고 싶지만 마땅한 이동수단이 없을 때 문제 없이 탈 수 있다. 전기로 속력을 내기 때문에, 직접 힘을 가하지 않아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라이더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올룰로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인 ‘킥고잉(Kick-going)’을 출시, 이달 ’킥고잉‘ 이용자수는 15만명으로 지난달 10만명에 비해 한달 새 5만명이나 증가했다. 현재 킥고잉의 전동킥보드는 서울 강남구·마포구·송파구와 경기도 판교에서 서비스 중이며 약 1500대가 도심을 달리고 있다.

“저게 뭔가요? 타고 싶은데 어떻게 타는 건가요?”

요즘 ‘대세’가 돼 버렸지만, 여전히 ‘킥고잉’의 킥보드 이용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이에 기자가 19일 직접 전동킥보드를 타고, 홍대 일대를 누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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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고잉의 전동킥보드를 대여하면, 이용 방법이 팝업 형식으로 메시지 안내가 나온다./제공=장예림 기자
킥고잉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앱(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회원가입 후 운전면허(원동기면허)를 인증해야 한다. 킥보드는 현행법상 원동기장치로 분류돼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가린 채 운전면허증을 사진으로 찍어 등록하면 킥고잉을 이용할 수 있다.

‘구글맵’을 적용한 킥고잉의 맵을 보면, 전국 곳곳에 있는 킥보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킥보드를 누르면, 배터리 잔량과 이용가능 시간이 나타난다. 킥보드를 자유롭게 선택한 후 주차된 지역으로 가면, 킥보드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최신 버전의 맵이 아닌지 카페 등 건물명에 오류가 있었다.

블루투스를 켜놓은 상태에서 QR코드를 찍으면 대여가 완료된다. 처음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10분 무료 이용 쿠폰이 발급된다.

지면을 발로 3번 차고, 오른쪽에 있는 가속 레버를 누르면 본격적으로 달릴 수 있다. 사람들로 가득찬 홍대를 살짝 벗어나 아기자기한 카페가 들어선 골목길로 들어섰다. 오른손으로는 가속 레버를 누르고, 왼손으로는 브레이크를 잡으며 속력을 조절했다. 바람을 가르면서 달렸다. 카페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을 보고, 경직된 자세로 경찰서 앞에 서 있는 경찰들을 지나면서 이유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흔히 말하는 ‘인싸’가 된 느낌이다.

가속 레버는 자동차의 엑셀처럼 누르는 세기에 비례해 속력이 붙는다. 브레이크는 급작스럽게 멈춰져, 처음 이용하는 고객은 주행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현행법상 킥보드는 ‘차도’에서만 달릴 수 있어 헬멧 착용은 필수다. 인도와 자전거 도로에는 탈 수 없다. 헬멧을 고객이 직접 구비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올룰로 관계자는 “헬멧 착용도 중요한 부분이다. 어떻게 제공할 지 테스트와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씽씽~’ 내달리다 보면, 10분은 ‘쌩~’하니 지나간다. 그렇게 ‘인싸’의 시간은 끝난다. 16분간의 질주를 마무리하고, 다시 앱을 켰다. 앱을 실행하고 ‘반납하기’를 누르니, 회원가입 시 등록한 카드에서 요금이 결제된다. 최초 5분은 1000원, 이후 1분당 100원씩이다. 16분 이용 결과, 1600원이 나왔지만 회원가입 쿠폰으로 600원만 결제됐다.

다만, 반납 시 시간차를 두어 킥보드의 작동을 멈추게 한다. 기자의 경우, 반납 후 약 1~2분 뒤 가속 레버의 작동이 멈췄으며, 5분여 뒤 완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관계자는 “운행 중에 (블루투스) 연결이 끊겨서 갑자기 멈춰 다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약간의 텀을 두고 있다”며 “반납 후에도 정지된 상태가 유지돼야 작동이 완전히 멈춘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차는 앱을 키고 맵에 보이는 지정 주차구역(P)에 해야 한다. 그러나 지정 주차구역에 주차하지 않는데도, 경고 메시지가 없어 아쉬웠다. 서비스 구역 내에서는 어디든 주차할 수 있어 미관상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올룰로 측은 현재 강남권에 편의점 CU와 제휴해 주차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맵에서 지정 주차구역 ‘P’가 아니라 ‘CU’로 나와 명확하게 볼 수 있다. 관계자는 “편의점, 카폐 등 골목에 있는 상점들과 제휴해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룰로는 주차된 킥보드를 오후 8시 이후 수거해 충전한다. 음주운전 방지·안전운행을 위해 이용시간을 오전 7시에서 오후 8시로 제한하고 있다.

반납과 주차를 완료하고, 약 30분 뒤 킥보드를 확인했다. 그러나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미스터리가 발생했다. 반납할 때, 63%(약 1시간 10분)였던 배터리가 80%(약 1시간 23분)으로 배터리 잔량이 증가했다. 분명 주차된 위치 그대로라 수거가 되지 않았는데, 충전돼 있었다.

차도 주행부터 헬멧 착용 등 안전에 대한 우려와 주차구역 미비로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1인용 킥보드 전용도로를 신설하거나 주차구역 설정 등 현실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이 한시 빨리 마련돼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구름에 떠다니듯 한 즐거움은 잊혀지지 않는다. QR 코드 위, 올룰로 측이 써 놓은 멘트들을 보는 ‘알짜 재미’도 있다. 킥보드마다 멘트가 상이하다. ‘알짜 재미’ 찾으러 킥고잉을 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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