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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욱 대검 차장검사 “작별할 시간…노련한 사공처럼 험한 바다 헤쳐 나가길”

봉욱 대검 차장검사 “작별할 시간…노련한 사공처럼 험한 바다 헤쳐 나가길”

기사승인 2019. 06. 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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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차장검사 사의 표명…특수·공안·기획 분야 요직 두루 거친 '만능 검사'
문재인정부 첫 대검 차장검사로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이바지
착석한 봉욱<YONHAP NO-4706>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연합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 4명에 이름을 올렸던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54·사법연수원 19기)가 사의를 표명했다.

봉 차장검사는 20일 오전 8시10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인사.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손 편지를 올렸다.

봉 차장은 “1989년 당시 서소문에 있던 서울지방검찰청에서 두 달, 서초동 신청사로 이사해 두 달간 검찰시보로 근무하면서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해 밤늦도록 진한 땀방울을 흘리는 모습이 좋아 검사의 길을 택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재벌가 2·3세 주가조작 사건, 증권선물거래소와 코스콤비위사건, 한화그룹 및 태광그룹 회장 비리 사건, 고리 원자력 발전소 1차 납품비리 사건, 현대중공업 납품비리 사건과 울산교육감 비위사건을 수사할 때는 법리와 증거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하되 억울함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기고자 애썼다”고 말했다.

또 “만삭 의사부인 살인사건,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살해사건, 건대 앞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건과 같이 가슴 아픈 사연이 담긴 사건들도 마음에 남는다”며 “검찰과 경찰이 한마음으로 몰입해 법에 따른 합당한 심판을 받게 하면서, 피해자와 사건관계인의 가족들에게 따뜻하게 배려하기 위해 마음을 썼다”고 덧붙였다.

봉 차장검사는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힘들고 숨가쁜 상황에서도 같이 밤을 새워 고민하고 열정을 쏟아 의기투합했던 선배·동료·후배 검사님들과 수사관님들, 실무관님들께 고개 숙여 참으로 고마웠다”고 말했다.

봉 차장검사는 손 편지를 끝맺으면서 “오랜 시간 정들었던 검찰을 떠나야할 때가 다가오니 여러 생각과 느낌들이 마음에 가득하다”며 “노련한 사공이 험한 바다를 헤쳐 나가듯, 세찬 변화와 개혁의 물결 속에서 ‘공정하고 바른 국민의 검찰’로 새롭게 발돋움하실 것을 믿는다”고 당부했다.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3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봉 차장검사는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장, 대검 정책기획과장, 대검 공안기획관,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 부산 동부지청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이나 태광그룹 관련 비자금 수사 등을 맡았던 봉 차장검사는 기업형 범죄수사에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사를 통해 2011년 김승연 한화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 11명을 기소하는 등 굵직한 기업수사에서 성과를 보였다.

또 법무부 인권국장과 기획조정실장, 법무실장을 지내며 정책 기획과 법무·검찰 행정 능력도 검증받아 문재인정부 첫 대검 차장검사로 검찰총장을 보좌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을 위해 노력했다.

봉 차장검사가 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힘에 따라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9·23기)의 선배 검사장 이상급 인사들의 줄사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봉 차장검사의 퇴임식은 오는 27일 대검찰청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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