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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 “한국 둘러싼 통상·안보 환경, 조선말 개화기처럼 위중”

허창수 회장 “한국 둘러싼 통상·안보 환경, 조선말 개화기처럼 위중”

기사승인 2019. 06.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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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한미 통상 및 안보 현안 좌담회 개최
기술 패권경쟁으로 확대된 미·중 무역전쟁, 경제적으로 한·미·중 모두 타격
안보분야, 하노이 이후 북미 신뢰 회복 필요…상향식 의사결정 필요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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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한미관계 주요관계자 및 기업인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전 하원의원단 초청 한미 통상 및 안보 현안 좌담회’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공 =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미국 전직 하원의원단을 만나 최근 미중 통상갈등과 북미대화 교착 등 한국을 둘러싼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전경련은 김창준미래한미재단과 공동으로 20일 ‘미국 전 하원의원단 초청 한미 통상 및 안보 현안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마조리 마골리스 의원 등 6명의 친한파 전직 하원의원단이 각각 통상·안보 세션의 토론자로 참석해, 최근 미중통상전쟁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이슈에 대해 미국 정계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허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날 한국을 둘러싼 상황이 조선말 개화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경제와 안보 모든 면에서 많은 지성의 혜안은 물론, 이럴 때일수록 굳건한 한미동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79달러의 작은 나라가 오늘날 3만 달러 국가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첫 번째 통상 세션에서는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박 원장은 미중 무역전쟁의 배경이 중국의 과도한 대미 무역 흑자에서 시작해서 기술 패권 경쟁으로 가고 있다며, 이달 말 G20 서밋에서 양국 쟁점사항이 일부 논의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 전망했다.

박 원장은 “경제적 영향 측면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미중 양국에 모두 손해고, 한국 역시 중국 진출 기업 및 대중수출을 중심으로 타격이 우려된다”며 “한국과 미국은 국제규범을 중시하는 글로벌 무역체제를 재건하는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상 세션 토론에서 모더레이터를 맡은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미국 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목소리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최근 화웨이 사태와 같이 한국이 미국과 중국 중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 등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번 좌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중무역전쟁 영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대다수가 현재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경제와 개별기업에게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특히 중간재 중심 대(對) 중국 수출 악화(58.2%)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여파가 내년 미국 대선 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67.4%에 달했다. 기업들은 이에 대응해 수출시장 다변화(59.7%)를 중심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정부에는 신산업 육성 정책(44.6%)과 수출 타격분야 중심 전방위적 지원(23.9%)을 주문했다.

안보 세션의 주제발표를 맡은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전 주미대사)은 하노이 회담 이전, 당시, 이후로 나누어 비핵화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안 총장은 “하노이 이전에는 평창올림픽·싱가포르 회담의 진전을 기초로 스티브 비건 대북 특별대표가 스탠포드대 연설(’19.1월말)에서 시사한대로 비핵화 로드맵 마련이 진행되는 듯 싶었지만, 하노이에서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하향식(톱다운) 의사결정으로 대화의 모멘텀을 만든 것은 좋으나, 이제는 실무자 간 논의를 통한 상향식(바텀업) 의사결정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조리 마골리스 전 의원의 모더레이팅으로 진행된 토론에서 한국측 김우상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은 김정은 정권을 비핵화 협상에 나오게 하는데 효과적이었다”면서도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 및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협상 당사자들이 공감하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공통의 정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이 향후 협상 결과에 치명적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3차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해 성공적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한미 정상이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우리기업과 현직 미국 상·하원의원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어려운 상황에서, 방한한 전직 하원의원단은 워싱턴의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정계에 한국의 입장을 전달해줄 수 있다”며 “오늘 논의된 통상 및 안보 좌담회를 통해 양국의 인식이 공유되고, 한국기업의 입장이 잘 전달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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