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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피하려는 중국산 제품, 이번엔 캄보디아 통해 불법운송

미국 관세 피하려는 중국산 제품, 이번엔 캄보디아 통해 불법운송

기사승인 2019. 06. 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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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토부, 관세회피 위해 중국산 제품을 캄보디아로 운송,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려던 업체들 적발
이달 초 베트남에서도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산으로 둔갑하기도
시아누크빌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항구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요즘 캄보디아의 주요 경제지표는 모두 파란불이다. 2017년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캄보디아는 2018년 7.5%라는 사상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급격한 수출 증가에 기인하는데, 캄보디아의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68%나 급증했다. 미국의 일반특혜관세(GSP) 적용으로 무관세 혜택을 보고 있는데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산 여행용 제품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반사이익도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캄보디아를 이용하면서 빨간불이 들어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3국을 통한 관세 회피, 즉 중국 기업들의 관세 회피를 캄보디아가 적극 단속하지 않으면 GSP 혜택 철회 등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주재 미국대사관의 아렌드 즈바르쪄스 대변인은 이날 미 국토안보부가 중국산 제품을 캄보디아로 운송,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회피한 기업들을 적발해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즈바르쪄스 대변인은 이번에 적발된 기업들이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서쪽으로 200㎞ 떨어진 시아누크빌 경제특구(SSEZ)에 위치해 있다고 밝혔지만 벌금을 부과받은 기업의 수, 벌금 규모, 수출 상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시아누크빌 경제특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추진중인 중국이 캄보디아와 합작으로 건설한 곳으로 대표적인 중국계 경제특구. 입주 기업의 90% 가량이 중국에서 건너온 기업들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제3국을 통한 관세 회피.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캄보디아의 시아누크빌 경제특구로 운송한 후에 캄보디아에서 미국으로 수출했다는 것. 캄보디아 세관, 외교부, 그리고 경제특구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이를 우회하고자 하는 유혹, 그리고 캄보디아가 미국의 GSP 적용으로 무관세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베트남처럼 다양한 중국산 제품이 불법으로 미국에 수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베트남 세관 당국은 이달 초 농산물에서 직물·철강·알루미늄에 이르기까지 10여 종의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산인 것처럼 원산지 증명서를 위조, 불법으로 수출한 사례를 대거 적발했다.

캄보디아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1분기 대미 수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산 여행용 제품이 미국의 관세부과 대상에 포함되자 무관세 혜택을 누리고 있는 캄보디아 여행용 제품이 반사이익을 얻은 덕분이다. 그러나 관건은 캄보디아가 미국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느냐 여부. 민주주의와 인권 등으로 미국과 대립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제3국을 통한 관세 회피와 같은 문제를 단속, 경제적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세관 당국이 먼저 나선 베트남과 달리 중국의 영향력이 강한 캄보디아가 어떻게 대처할지는 미지수다. 훈센 정권은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GSP 혜택 철회 압력을 받으면서 더욱 중국 의존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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