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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아시아, 은퇴 연령 늦춰 ‘생산적 장수’ 추구한다

고령화 아시아, 은퇴 연령 늦춰 ‘생산적 장수’ 추구한다

기사승인 2019. 06. 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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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정년퇴직 연령은 넘었지만 아직 일하고 싶은 노인들을 노동인구로 재편입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노인들을 노동인구로 재편입할 경우 노동인력 부족 문제와 노령연금 등 사회적 비용 부담 증가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로잘린드 테이는 싱가포르의 정년 연령인 62세에 이르면서 지난 4월 퇴직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일을 그만둘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직 분유업체 직원이었던 테이는 “우리 부모님이 그렇듯이 90세 이상까지 살게 될 것 같은데, 현재의 저축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비가 비싼데다 여행도 더 하고 싶고, 치매나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직업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면서 “내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 평균 수명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싱가포르의 시민권자·영주권자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3.7%에 달한다. 2008년의 8.7%에 비해 크게 비중이 증가했다.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의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2040년 싱가포르의 평균 수명 전망치는 85.4년으로 스페인(85.8년)과 일본(85.7년)에 이어 세계 3위의 장수 국가로 거듭날 전망이다. 헝 스위 킷(王瑞杰) 싱가포르 부총리는 “어떻게 하면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이 더 일하게 만들 수 있을까”하는 것이 싱가포르 정부가 현재 직면한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테이와 같은 노인을 노동력으로 재편입할 수 있도록 고용 시스템을 손보고 있다. 노동자의 정년퇴직 연령을 늦추고, 노령연금 개시 시기 역시 늦추는 것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 이는 사회의 공공복지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베트남 정부는 현행 남성 60세와 여성 55세인 정년을 각각 62세와 60세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도안 마우 디프 노동부 차관은 “정년퇴직 연령을 높이는 것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막기 위해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공식통계에 따르면 15년 전엔 해마다 120만명이 노동인구로 새롭게 진입했던 반면 2014~2018년 5년 동안 노동인구로 진입한 인원은 모두 합해도 200만명에 불과하다. 2018년 실업률은 2%에 불과해 예년과 크게 다름없는 수준임에도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인구가 크게 줄어든 것. 베트남의 평균 수명은 갈수록 늘어 남성 71.1세, 여성 81.3세로 나타났다.

태국도 비슷한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고령화는 향후 10년 간 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최대 1.5%포인트 갉아먹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 중앙은행 경제정책부 돈 나꼰타브 부장은 “평균적으로 지난 10년 간 태국의 GDP 성장률은 5%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사회가 고령화되고 노동력이 줄어들면서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엔 향후 10년 간 태국의 GDP 성장률은 3.5%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1일 쁘라윳 찬-오차 총리는 공무원의 정년퇴직 연령을 현행 60세에서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정년퇴직 연령의 숫자를 바꾸는 것만으로 노동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재교육 과정 마련에서부터 노인들이 안전하고 쉽게 통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인프라 시설 업그레이드에 이르기까지 사회 체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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