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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베트남에겐 박항서 감독 못지않게 각별한 조현준 회장

[취재뒷담화] 베트남에겐 박항서 감독 못지않게 각별한 조현준 회장

기사승인 2019. 06.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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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회장_베트남 후에 부총리 면담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이 지난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브엉 딘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와의 비공개 면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제공=효성
“이때까지 (누구를 만나기 위해) 5시간을 기다려본 적이 없다. 그래도 이렇게 만나서 너무 기쁘다.”

지난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축구선수권 대회에서 사상 첫 준우승의 쾌거를 이루고 귀국한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 총리관저에서 기다리던 응우옌 쑤언 푹 총리는 박항서 감독을 만나자마자 이처럼 투정 섞인 인사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하노이공항에서 시작된 카퍼레이드에 워낙 많은 환영인파가 몰려 1시간이면 충분한 총리관저까지 도착시간이 무려 5시간이나 지체됐던 탓입니다.

베트남 정부 수반으로서 이런저런 국정 일정이 빠듯했을 푹 총리가 5시간이나 기다린 이유는 자국 축구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긴 박 감독을 각별하게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푹 총리를 비롯한 베트남 정부 관계자가 박 감독 못지않게 각별하게 생각하는 한국인이 또 있습니다. 바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입니다.

조 회장은 지난 19일 한국을 방문한 브엉 딘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습니다. 기획투자부 등 8개 부처 차관과 중앙은행 부총재, 공기업 사장,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35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후에 부총리는 베트남 경제의 컨트롤타워로, 4박5일간의 방한 기간 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물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투자유치 및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그런 후에 부총리가 비록 비공개지만 한국 방문 첫 일정으로 조 회장을 만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이번 면담은 베트남 측이 먼저 요청해 이뤄졌습니다. 효성 측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16년과 2018년 푹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등 베트남 고위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하노이에서 이뤄진 푹 총리와의 면담도 베트남 정부의 요청에 따라 성사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효성은 베트남 내 최대 투자회사 중 하나입니다. 지난 2007년 호찌민 인근 연짝공단에 공장(현지법인)을 설립한 이후 스판덱스·타이어코드를 생산해오고 있고, 바리아붕따우성 폴리프로필렌(PP) 공장과 광남성 타이어코드 공장 설립 등 신규사업도 현재 추진 중입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경영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3·4세 총수들에 대해 “창업주 등 이전 세대와는 달리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돼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지난해 6월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명확히 한 조 회장이 베트남을 발판으로 삼아 인도 등 여타 지역에서 추진하는 해외사업에서도 똑부러지는 결과를 도출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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