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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4.3% 깜짝 매입…조원태 회장 ‘백기사’ 되나

美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4.3% 깜짝 매입…조원태 회장 ‘백기사’ 되나

기사승인 2019. 06. 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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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열린 제75회 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총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제공 = 한진그룹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다. 한진칼 2대 주주 KCGI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이 등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각)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칼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합작회사) 제휴 강화를 위해 한진칼 지분 4.3%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한·미 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로 JV 가치를 기반으로 한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한진그룹 측은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델타항공이 JV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델타항공은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325개 노선을 운영 중인 항공사로 글로벌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의 창립 멤버다. 대한항공과 지난해 5월 JV를 설립하고 한·미 양국 직항 13개 노선과 370개 지방 도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고(故) 조양호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재계에서는 델타항공의 이번 지분 투자가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 17.84%를 포함해 조원태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이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은 28.93%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2대 주주 KCGI의 지분율은 15.98%다. 증권가에서는 KCGI가 목표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음에도 지분 매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20%까지 늘리며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델타항공이 지분 4.3%를 확보하면서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율은 33.23%로 늘었다. 만약 델타항공의 발표대로 지분을 10%까지 추가 매입할 경우 우호 지분은 38.93%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한진그룹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 KCGI는 뜻밖의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이 40%에 달할 경우 경영진 교체는 사실상 어렵다.

여기에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KCGI의 한진칼 주식 담보 대출 연장을 거절하면서 이달 22일 KCGI는 대출금 200억원을 상환하고 곧 200억원을 추가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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