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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헬로키티·포켓몬…일본산 캐릭터의 잇따른 ‘할리우드’ 영화화, 왜?

고질라·헬로키티·포켓몬…일본산 캐릭터의 잇따른 ‘할리우드’ 영화화, 왜?

기사승인 2019. 06. 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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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피디아
“피카, 피카….”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캐릭터 피카츄가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의 목소리로 말한다. 피카츄가 미국 영화산업의 중심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됐기 때문. 이처럼 최근 일본산 캐릭터들이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잇따라 영화화되고 있다. 피카츄는 물론 슈퍼마리오·헬로키티도 영화로 재탄생한다. 일본산 캐릭터가 할리우드에서 연이어 꽃을 피우는 것은 영화에 대한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 북미 이외 지역에서의 성공을 노리고 있는 할리우드가 아시아에서 인지도 높은 일본산 캐릭터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일본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의 할리우드 영화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에는 만화 총몽(銃夢)을 원작으로 한 ‘알리타: 배틀앤젤’이 개봉됐다. 지난달에는 포켓몬스터를 원작으로 한 영화 ‘명탐정 피카츄’가 극장에 걸렸다. 같은달 1950년대 일본 괴수영화 고질라를 원작으로 하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도 개봉됐다. 게임 소닉을 실사화한 영화 ‘소닉 더 헤지혹’은 올해 12월 개봉될 예정이다. 게임인 몬스터헌터와 슈퍼마리오도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돼 내년과 2022년 개봉될 예정이다.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기동전사 건담·헬로키티도 할리우드에서 영화 제작이 결정됐다.

일본산 캐릭터의 줄이은 할리우드 진출은 2016년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이하 아카데미상)이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아카데미상은 남녀 주·조연상 후보 20명을 전부 백인으로 선정하면서 ‘백인들의 잔치’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후 아카데미상은 물론 할리우드에 전반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해 아프리카를 무대로 흑인 히어로가 활약하는 ‘블랙팬서’와 아시아계 배우들로 구성된 ‘크레이지 아시안 리치’가 할리우드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 다양성을 추구하는 흐름에 따라 일본산 캐릭터도 할리우드로 흘러들게 됐다는 분석인 것이다.

일본 문화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기획하는 기업 필로소피아의 사장 후지무라 데쓰야(藤村哲也)는 지난 2~3년 간 흐름이 바뀌었다면서 최근 문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에게서 “갑자기 할리우드로부터 (영화화와 관련한) 메일이 왔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상담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에서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도 해외에서 러브콜이 오고 있다”며 “할리우드가 백인 편중·미국 중심주의에서 탈피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영화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아시아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일본 문화 콘텐츠를 차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할리우드가 북미 이외 지역에서의 흥행도 중시하고 있어 아시아에서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일본산 캐릭터를 활용하려 한다는 것. 물론 일본 입장으로서는 대환영이다.

일본의 영화 제작·배급회사 토호는 할리우드 영화 고질라에 출자했다. 토호의 국제업무 담당자는 “일본 시장이 향후 지금의 2배 이상 커질 수 없다. 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하지 않은 것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해외 진출”이라고 밝혔다. 게임회사 닌텐도는 자사 캐릭터 슈퍼마리오가 나오는 영화에 출자한다. 게임 이외의 통로를 이용해 자사 캐릭터를 알리고자 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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