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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독립체제 완성… 홀로서기 나설까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독립체제 완성… 홀로서기 나설까

기사승인 2019. 06. 2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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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지분 전량 매각… 공정거래법 이슈 해소
계열분리 준비 마쳤지만… SK 계열 유지할 듯
라오스 댐 붕괴 인한 리스크가 일부 변수 됐을 듯
sk건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건설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SK디스커버리가 출범 1년6개월만에 완전한 지주사 체계를 완성하게 됐다. 재계에서는 최 부회장의 ‘홀로서기’가 가까워졌다는 시각과 아직은 공정거래법 준수를 위한 선제 조치로 봐야한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는 보유중인 SK건설 지분 997만 989주(28.25%)를 전량 기관투자자(FI)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21일 공시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3만500원, 총 처분금액 3041억원이다. 회사는 “확보되는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신규사업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 SK건설 왜 매각했나… 공정거래법 실타래 풀었다
최 부회장은 SK건설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부회장은 2000년부터 2013년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수장에서 스스로 물러나기까지 SK건설을 이끌어 왔다. 당시 보유 중이던 주식 중 132만5000주(564억원 규모)를 회사에 무상으로 증여하는 등 떠나면서까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SK케미칼이 보유한 SK건설 지분을 통해 2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표면적으로 이번 SK건설 지분 전량 처분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사 행위제한’ 해소를 위함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자회사가 아닌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2017년 최 부회장이 SK디스커버리를 지주사로 내세우면서 SK건설 지분을 가진 SK㈜(44.48%) 중 한 곳은 2년 내 건설 지분율을 5% 밑으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결국 최 부회장이 매각하는 쪽을 택했다.

만약 사촌인 최태원 회장이 지배하는 SK㈜가 SK건설 지분을 매각 했다면 SK㈜에 약 5000억원 수준의 유동성이 유입되지만 반면 SK디스커버리는 SK건설에 대한 추가매입 의무에 따른 자금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 40% 이상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SK건설은 지난해 상장을 추진 중이었지만 라오스 댐 건설 중 붕괴 사고로 무기한 연기 돼 왔다. 라오스 댐 붕괴 사고는 회사와 모기업에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최 부회장으로선 SK케미칼이 안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이어 라오스댐 붕괴까지 오너의 책임을 묻는 무거운 이슈에서 일부 벗어날 수 있게 됐다.

◇ 계열분리 나설까… “아직 SK 울타리 벗을 이유 없어”
SK㈜와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해소되면서 최 부회장의 계열분리 가능성은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당장이라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친족간 계열분리를 신청하면 가능한 상황이다. 그간 지배구조 재편을 위한 꾸준한 행보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게 아니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에선 계열분리가 당장은 아닐 것이란 시각에 무게가 더 실린다. 오랫동안 계열분리 이슈에 대해 SK디스커버리측은 “이득이 없고,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재계는 SK디스커버리가 지금도 독립경영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가가 SK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이로울 게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그동안 친족간 유대를 강조해 왔고, 최 회장도 과거 “지분 관계가 없지만 SK 브랜드를 사용하는 느슨한 연대 형태의 지배구조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SK그룹은 계열사간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펴고 있다. 각 사별 독립경영을 벌이다가 시너지를 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논의하는 식이다. 최 부회장의 SK가스도 이 협의회 일원으로 포함돼 있어 긴밀한 공조가 가능하다.

SK그룹 전체로 보면 공정거래법상 풀어야 할 이슈가 더 있다. SK㈜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끌어 올리는 일이다. 지주사의 손자 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M&A) 추진에 장해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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