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 송강호 “봉준호 감독, ‘기생충’으로 리얼리즘 정점 찍어”

[인터뷰] 송강호 “봉준호 감독, ‘기생충’으로 리얼리즘 정점 찍어”

기사승인 2019. 06. 25. 08:2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기생충' 송강호/사진=CJ엔터테인먼트
배우 송강호가 영화 '기생충'으로 또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송강호는 칸 국제영화제의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손꼽힐 만큼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 후 봉준호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후보였다는 뒷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송강호는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묻자 "전혀 아쉽지 않다"고 손사레치며 "'기생충'은 남우주연상 카테고리에 가둬 두기에는 너무 큰 영화"라고 답했다. 

-봉준호 감독과 어떻게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나요. 

"오래 전에 이야기했어요. 개인적으로 봉준호와 오래 작업하다 보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영화인지, 어떤 캐릭터인지 그런 걸 잘 안물어 보게 되요. 일종의 말 안 해도 되는 신뢰감이 그 동안 쌓여 온 거죠. 봉준호 감독도 저에게 굳이 설명을 안 하는 것도 그런 느낌이에요."

-시나리오 처음 받았을 때 이런 큰 상을 받을거란 예감이 들었나요?

"수상까지는 모르겠고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들어가겠다는 느낌은 들었어요. 너무 훌륭하고 좋아서 그런 기대가 생겼죠. 솔직히 수상은 예측을 전혀 못했어요. 아무리 평점이 높아 1위를 하더라도 심사위원들이 좌우하는 거니 결과물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정말 조마조마하게 기다렸어요. 폐막식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고 어쨌든 하나는 주겠구나 안도했어요."

-'기생충'을 봉준호 감독의 진화라고 극찬하셨어요.

"제가 제작보고회 때 거창하게 이 영화는 봉준호의 진화이자 20여년 한국 영화의 진화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리얼리즘이라는 세계는 너무 광범위한 개념이지만 꾸준하게 봉준호가 추구해온 리얼리즘 세계가 '기생충'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되요. 장르의 혼합된 변주도 한몫했지만 봉준호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통찰력이나 사회에 대한 비전, 미학적인 완성이 놀라웠어요."

-봉준호 감독이 송강호가 우주연상 후보로 유력했다는 얘기를 하던데, 아쉬움은 없었나요?


"봉 감독이 나중에 와서 그 이야기를 해줬어요. 규정상 상을 2개 줄 수 없었다면서 저를 거론했다는데 남우주연상보다 황금종려상이 백배 천배 더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황금종려상 안에 모든 게 다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요." 

-칸 영화제에서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외국 관객들은 후반부까지 유쾌하게 보고 한국 관객들은 초반에 유쾌하게 보다가 후반에 슬프게 보더라고요. 둘 다 좋은 반응인 것 같아요. 영화가 이야기하는 건 슬픔이라는 한 가지 감정이 아니예요.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길 원했죠. 우리의 자화상 같은 느낌도 있고, 영화 자체가 거울 같은 느낌도 있죠. 유쾌함부터 슬픔까지 다양하게 느끼면 좋겠어요."

-칸 황금종려상 수상 직후 대한민국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어요.

"연극까지 합치면 제가 연기를 한 지 30년이 되는 해인데 30년 동안 배우 생활을 하면서 배우들이 겪는 고통과 희로애락을 같이 겪다보니 순간적으로 그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원래 그 자리는 제가 뭘 말하는 자리가 아닌데 봉준호 감독의 배려에 감사했어요. 우리 모두에게 하는 감사의 표현인데 제가 대표로서 이야기 했을 뿐이예요." 

-봉준호 감독과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 여러 작품을 함께 해왔는데, 현장에서 봉준호 감독은 어떠한가요?

"거장이고 최고의 예술가이다 보니 다른 배우들은 현장에서 집요하고 숨 막힐 것 같다고 예상하고 와요. 하지만 너무 유쾌하고 배려심이 있다 보니 감동을 받더라고요. 이번 현장에서는 유독 '여유'가 있었어요. 물론 그전에도 여유가 없는 건 아닌데 유독 '기생충' 때는 거장다운 여유가 보였다고 할까.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아닌가 싶어요."

-송강호의 작품은 일단 대중들이 신뢰하고 보게 되는게 있어요. 앞으로 새로운 목표가 있나요?


"저는 운이 좋아서 데뷔 때 부터 훌륭한 감독과 작업을 유독 많이 한 배우 중 한 명이예요. 그건 제 능력보다 주변 분들과 작품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꼭 흥행을 해야겠다 이런 쪽으로 신경을 썼다면 지금의 성과는 이뤄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늘 새로운 도전, 소재적 측면의 새로움보다 관점의 새로움, 비전에 대한 새로움을 담고 싶어요."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