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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함께 끝나버린 중국 무인편의점 붐…신선식품 판매가 관건

시작과 함께 끝나버린 중국 무인편의점 붐…신선식품 판매가 관건

기사승인 2019. 06. 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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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 Cashless Stores <YONHAP NO-7161> (AP)
한 쇼핑객이 세계 최초의 무인편의점 ‘아마존 고’ 매장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결제하고 있다./AP, 연합
중국에서 소매업의 미래로 여겨졌던 무인편의점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2017년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BABA)가 무인화 사업에 진출하면서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잇따라 뛰어들어 그 해 말 무인편의점은 200여개로 확대됐다. 하지만 관리 직원이 없는 매장에서 고마진의 제품인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줄어들면서 매출 악화에 따른 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최근 중국의 무인편의점 ‘붐’이 빠르게 끝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선전 전자상가 중심부의 ‘바이-프레시 고’ 매장이 1년여 만에 문을 닫은 것이 대표적. 이 매장은 선전에서도 상업시설이 몰려 있는 화창(華强) 북로에 위치해 높은 매출이 기대됐다. 하지만 현재 매장은 첨단장비를 모두 처분해 텅텅 비었고, 입구에는 새로운 세입자를 찾는 광고 전단이 붙어있다. 무인편의점은 관리 직원을 없애는 대신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계산이 이루어진다. 자동화 결제 시스템으로 소비자 선호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재고·물류의 최적화를 꾀할 수 있어 미래의 소매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2016~2017년은 무인편의점의 붐이 시작되던 해. 미국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닷컴은 2016년 무인편의점 ‘아마존 고’를 출범시켰다. 중국 전자상거래 공룡인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의 2017년 무인화 사업 진출은 중국 전역에 무인편의점 붐을 불러일으켜 그해 말 200여개에 달했다. 중국 정보제공 업체 아이티쥐즈(ITJUZI)에 따르면 무인편의점 사업은 2017년 한 해에만 43억 위안(약 728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러나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8년 초부터 폐업과 파산이 속출하기 시작한 것. 선전 이웃 도시인 광저우(廣州)에서는 중국 최초의 무인편의점 아이-스토어(i-Store)가 잇따라 폐업했다. 3월 말 기준으로 매장 수가 9개에서 3개로 급감한 것.

무인편의점 호황이 불과 2년 만에 막을 내린 것은 신선식품 판매 감소가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의 무인편의점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적어도 5000~6000위안(약 84만6350원~101만5620원)의 매출이 발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출의 상당 부분은 도시락·3분 요리 같은 즉석식품·디저트류와 유통기한이 짧은 기타 제품에서 나온다.

중국 무인편의점의 경우 유통기한이 긴 가공식품의 마진율은 25%에 불과한 반면 신선식품의 마진율은 40~50%에 달한다. 즉, 무인편의점에서 신선식품 판매 비율이 높을수록 사업이 안정화된다는 것. 하지만 관리 직원 없이 신선한 식료품을 파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무인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컨셉은 오픈 초기 고객들을 매료시킬 만했지만 관심은 금세 사라졌다. 무인편의점이 과자나 음료와 같이 유통기한이 길어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가공식품만 취급하자 고객들의 눈에는 그저 대형 자판기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또한 무인편의점 운영자들이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의 경우 무인편의점 본사가 각 지점에서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신제품 개발 계획을 세우고 생산효율을 높이는 등 데이터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중국 무인편의점은 이같은 점은 간과하고 기술을 단지 매장 내 관리 직원을 대체하는 용도로만 활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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