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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한빛 1호기 사고 중간결과 발표…“무자격자 운전 등 총제적 난국”

원안위, 한빛 1호기 사고 중간결과 발표…“무자격자 운전 등 총제적 난국”

기사승인 2019. 06. 2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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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1호기 수동 정지 조사 결과 발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4일 전남 영광방사능방재센터에서 ‘한빛 1호기 수동 정지’ 사건과 관련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발생한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 한빛 1호기 수동정지 사건은 원자로 운영기술 지침 불이행, 무자격자의 원자로 운전 및 조작 미숙 등 부실한 원전 안전관리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4일 전남 영광군 소재 영광방사능방재센터에서 한빛 1호기 수동정지 사고에 대한 특별조사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원안위와 KINS는 지난달 10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가동 중인 한빛 1호기에서 보조급수펌프가 작동한 사건을 보고받은 후 한수원 측의 초기대응 과정에서 관련 법 및 운영지침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원전을 수동정지토록 한 바 있다.

원안위는 한빛 1호기 수동정지 조치 이후 KINS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원자로를 운전한 정황을 확인하고 특별사법경찰을 포함한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펼쳤다고 밝혔다. 특별조사단은 △사건 당시 제어봉의 과도한 인출 경위 △열출력 급증에 따른 핵연료 건전성 △제어봉 구동설비의 안전성 △원안법 위반 등 미비사항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특별조사단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한빛 1호기 주제어실이 임계에 달해 전날 실패한 제어봉 제어능 시험을 재수행하기 위해 제어봉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열출력이 18%까지 급상승하고 증기발생기 수위가 높아져 주급수펌프 정지신호가 발생되자 보조급수펌프가 자동으로 작동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주제어실에서 다양한 경보음이 울리자 당시 근무자들은 제어봉을 삽입해 안정상태를 유지했지만 열출력이 제한치(5%)를 넘어 18%까지 급증했으므로 운영기술지침서에 따라 즉시 원자로 수동정지 조치에 나섰어야 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 중에 무자격자가 원자로조종감독면허자의 지시·감독 없이 원자로를 일부 운전한 사실을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이다.

당시 근무자들이 제어봉의 12단 위치편차 해소를 위해 66단에서 100단까지 제어봉을 과도하게 인출키로 결정했는데, 특별조사단은 원자로차장의 잘못된 반응도 계산에 기초해 판단한 것으로 확인했다. 더욱이 제어봉 제어능 측정법을 14년만에 변경해 수행함에도 반응도를 계산한 원자로차장은 기동경험이 처음이었고, 이를 보완하는 교육훈련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빛1호기사고_중간조사결과_원안위
자료=원자력안전위원회
여기에 10일 실시한 제어봉 제어능 시험 초기에 발생한 제어군 B 내 두 그룹간 2단 위치편차가 제어봉 조작자의 조작 미숙으로 발생했다는 점도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 확인됐다. 제어군 B를 1단 인출하기 위해서는 제어군 B를 2회 연속 조작해야 하나 당시 작업자는 1회만 조작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약 13시간 동안 진행된 제어봉 시험에 3개 근무조가 참여했는데 근무자 교대시마다 수행해야 하는 중요작업전회의는 최초 투입된 근무조만 실시했고, 제어봉의 위치편차 조정을 위해 작업전회의 전에 작업오더를 발행하고 작업계획서를 신규작성토록 한 한수원 자체 절차서도 위반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뿐만 아니라 원전 기동공정(임계허용 이후 초기단계 운전)이 24시간 연속으로 수행됐음에도 교대근무가 가능한 운전원이 아닌 노심파트 직원이 25시간 연속 근무했던 사실도 적발됐다.

또한 특별조사단은 이 과정에서 한수원 측이 거짓말을 한 정황도 밝혀냈다. 당초 한수원측은 운영기술지침서 상의 열출력이 노외핵계측기 열출력이 아니라 2차측 열출력이라 주장해 왔으나,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 2차측 열출력값도 5%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특별사법경찰이 원안법 위반 혐의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했고 현재 광주지방검찰청이 수자지휘 중”이라며 “향후 제어봉 구동설비 건전성, 안전문화 점검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하는 종합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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