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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돗물 3년 전부터…고객 집 수도관 연구한 정수기 기업들

붉은수돗물 3년 전부터…고객 집 수도관 연구한 정수기 기업들

기사승인 2019. 06. 2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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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워터맵 서비스' 5월부터 제공
지역별 수질·주택 연식 분석해 정수기 추천
루헨스, 직수정수기 사면 수도관 고압 세척 서비스
수도계량기로 전용 세척기기 연결…수도관 이물질 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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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수돗물’ 사태 발발 후 정수기 기업들의 수도관 점검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정수기 설치 전 수도관을 고압 세척수로 청소해주는가 하면, 전국 ‘워터맵’을 만들어 맞춤형 정수기를 추천해준다./삽화=아시아투데이 편집부
‘한 컵의 물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관을 거쳤던가?’

정수기 기업들이 수도관을 연구하고 있다. 지역별 상수원과 주택연식에 따라 물 성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래된 주택의 경우 수도관에서 철 성분이 묻어나 물맛이 텁텁해지기도 한다.

24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서울·인천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지역별 수질 분석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웅진코웨이가 지난달부터 시작한 ‘워터맵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코디가 고객 상담시 거주 지역, 건물 연식, 집으로 들어오는 원수 종류 등 정보를 입력하면 탁도·총용존고형물(TDS) 등을 측정해 물맛 지수를 알려준다. 코디는 분석된 수질 환경에 맞게 시루 필터와 나노트랩필터 정수기를 추천한다.

사실 웅진코웨이는 붉은 수돗물 발생 3년 전부터 워터맵 서비스를 연구했다. 지역별로 다른 물 성분이 맛까지 좌우한다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물이 정수기 필터를 거치기 전까지 과정도 중요하다고 봤다. 웅진코웨이는 워터맵 구축을 위해 2016~2018년 국내 지역별 자사 정수기 사용자 1만2000명이 쓰는 수도수를 분석했다. 예를 들어, 21년 이상 된 건물은 탁도와 철 검출치가 전국 평균보다 높다. 철 검출치는 건물 배관 노후도, 수도꼭지 종류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총용존고형물 수치가 높은 지역은 물맛이 텁텁할 수 있고,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지역은 쓴맛이 상대적으로 더 느껴질 수 있다.

해외에선 2008년부터 수질 데이터를 누적해 맞춤형 정수기를 개발했다. 웅진코웨이는 2008년부터 뉴질랜드, 태국, 스위스 등 41개국에서 2296개 수질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했다. 말레이시아는 전 지역 수질을 조사했다. 웅진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수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물 속에 입자성 물질이 많아 탁도가 높은 것”이었다며 “입자성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맞춤형 필터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윤규선 웅진코웨이 CS 본부장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주지의 수질 환경 데이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워터맵 서비스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며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안내해주니 설치 이후 만족도도 한층 높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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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코디’가 고객에게 정수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위). 원봉 루헨스의 수도관 건강체크 서비스/사진=웅진코웨이, 원봉 루헨스 홈페이지 캡처
원봉 루헨스는 정수기 설치에 앞서 수도관을 청소해준다. 설치기사가 수도계량기에 전용기기를 연결하면 고속 세척수와 압력파로 수도관 청소가 시작된다. 수도관에 쌓인 이물질을 밀어내는 방식이다. 원봉 루헨스는 1991년부터 정수기·냉온수기·핵심필터·공기청정기를 생산해온 생활가전기업으로 최근 자체 브랜드 ‘루헨스’를 선보였다.

루헨스 정수기를 최근 설치한 한 소비자는 “10년 정도 된 아파트에 거주하는데 배관의 종류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깨끗이 청소를 마친 후 정수기를 연결하는 서비스였다”며 “붉은 수돗물 논란으로 걱정이 컸는데 수도관을 청소해주니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 수돗물 안심지원단은 이날 인천 붉은 수돗물 수질검사 1차 결과 “이 지역에서 실제 수돗물을 사용하는 가정(수용가)의 탁도가 0.08~0.39 NTU였다”고 발표했다. 지난 22일부터 인천 서구, 중구 영종도, 강화도 지역 정수장과 송수관로(급수계통)과 아파트 및 공공기관 38곳에서 수돗물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다. 수질검사는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한국수자원공사로 구성된 안심지원단이 진행했다.

NTU란 물이 탁한 정도(탁도)를 의미한다. 또 이 수치는 물이 가정까지 흘러가는 송수관로 등지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흘러가는 송수관로에선 낮았던 탁도가 가정에 도달할 시점엔 높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환경부는 “수질검사에서 망간, 철, 탁도, 증발잔류물 등 13개 항목 모두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충족했다”면서도 “실제 음용이 가능한지는 추이를 더 지켜보고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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