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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행복을 선사하는 ‘뚱땡이 블루스맨’ 최항석

[인터뷰] 행복을 선사하는 ‘뚱땡이 블루스맨’ 최항석

기사승인 2019. 06. 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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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위치한 코리아블루스씨어터에서 만난 최항석과 부기몬스터의 리더 최항석(보컬·기타)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방정훈 기자
“전 음악으로 꼭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음악을 위해 다른 일을 하더라도 즐기면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위치한 코리아블루스씨어터에서 만난 최항석과 부기몬스터의 리더 최항석(보컬·기타)은 어떠한 음악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원래 비틀즈·롤링스톤즈 등을 좋아하다가 1996~1997년도에 미국에서 블루스를 처음 접하여 흠뻑 빠지게 됐다. 초반엔 거기에 계신 현지인에게 배우다가 계속 열심히 연습했다”며 블루스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언급했다.

최항석은 “이후 한국에 와서 평일엔 일하고 주말엔 블루스 무대에 섰다. 그러던 중 이경천 형님과 김목경 형님 그리고 김병호 형님이 페스티벌 등 공연을 잡아주는 등 많은 지원을 하셨고 가르쳐 주셨다. 부기몬스터 음반 작업 때도 함께 참여해주신 너무 고마운 분들”이라며 음악 활동의 기반을 제공해준 선배 뮤지션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버디 가이와 비비 킹에게 200% 영향을 받았다는 그의 1집 가사들은 참 솔직담백하다. 일상적인 것은 물론 사회와 자아비판 등을 하면서도 마지막엔 항상 희망이 느껴진다. 여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관객들과 소통도 한다.

최항석은 이에 대해 “블루스는 슬픔과 기쁨의 중간 정서인 것 같다. 슬픔 속 기쁨, 기쁨 속 슬픔이랄까. ‘난 뚱뚱해’ 같은 경우도 어떤 이는 행복하다고, 어떤 이는 슬프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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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너무 진지하거나 우울한 음악보단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파티메이커가 되고 싶다. 사회비판이든 자아비판이든 우울한 게 아닌 이를 통해 즐거울 수 있는, 앞으로 더욱 행복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음악을 하고 싶다”며 자신의 음악관을 밝혔다.

최근 온스테이지에 출연해 공개된 ‘난 뚱뚱해’ 영상의 경우 게재 한 달 만에 유튜브 조회수 16만뷰를 돌파, “이 블루스맨 죽인다” “한국에 이런 음악이 있다니 놀랐다” “이분은 몸만이 아니라 삶도 찌운 듯. 요즘은 자기를 긍정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살 빼는 것보다 힘들다는 걸 생각하면 대단한 일” 등 대중들에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조회수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라며 “그냥 듣는 이들이 편하게 행복하게 들었으면 좋겠다. 제 음악을 들어주신 분들에 감사할 뿐”이라며 덤덤해 했다.

이러한 그의 가치관에 어울리게 취미도 여행이라 한다. 최항석은 “1년에 한 번 가는 휴가야말로 열심히 일한 보상이다. 아이에게도 학원 보내는 것보다 세계 일주를 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힘들게 음악을 하는 후배 뮤지션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인생을 저울에 비유해보자. 마냥 꿈을 좇아가라고 얘기하는데, 꿈과 현실의 수평이 맞아야 오래갈 수 있다. 에디 베더(펄 잼)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고, 랩 비치(윙어·화이트스네이크)는 지금도 투어가 없을 때 페인트를 칠한다. 음악의 천재가 아니라면 현실하고 타협하는 자세도 필요한 것 같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최항석은 음악가이기도 하지만 2017년 말 설립한 한국블루스소사이어티의 대표도 역임하고 있다. “사실 목경 형님의 권유로 하게 됐다. 뮤지션들에게 대부분의 수익금이 돌아가게 하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클럽 형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매너가 없는 관중들이 많더라”며 개관 초기 고충을 회상했다.

이어 “결국 지금은 클럽은 그만두고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수익은 적더라도 공연 하나하나에 한두 명의 관중이라도 집중해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공연 후 관객들과 소주 한잔 기울이는 시간도 가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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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미국 뮤지션들의 초대로 현지에 가 음악 작업을 할 수도 있다”면서 “우선은 우리 극장에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공연을 열어 관객과 소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블루스소사이어티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서울블루스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서울에서는 유일한 블루스 전문 페스티벌이다.

그는 이번 페스티벌에 대해 “김목경 형님과 바른음원 협동조합(대표 신대철) 등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올해는 해외 뮤지션을 초청하는 것보다 국내 뮤지션들에게 혜택이 많이 가고,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늘렸다”고 언급했다.

또 ”하나하나 정말 소중하고 퀄리티 있는 공연이다. 오시는 분들의 마음을 풍족하고 아름답게 할 것이라 자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2019 서울블루스페스티벌’은 8월 19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19일은 블루스 포럼, 20~21일은 야외 공연, 22~25일은 본 공연이 진행된다.

특히 본 경연에는 최항석과 부기몬스터는 물론 신촌블루스, 김목경, 이경천, 최이철, 찰리정 등 한국 블루스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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