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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마케팅 대박” KB국민은행, 방탄소년단이여야만 했던 이유?

[취재뒷담화]“마케팅 대박” KB국민은행, 방탄소년단이여야만 했던 이유?

기사승인 2019. 06.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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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국의 로클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등장은 영국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고 합니다. 미국문화를 하위문화로 여겨왔지만 영국 젊은이들이 엘비스 프레슬리에 열광했기 때문이죠. 이에 영국 학자들은 영국문화의 정체성을 찾아 연구를 시작했고 ‘인디밴드’라는 결론을 얻습니다. 영국의 역습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이를 통해 비틀스가 탄생했다는 점에서입니다. 비틀스가 부상하면서 젊은이들이 열광하자 이를 말리려던 부모들도 결국 비틀스에 빠져들어 ‘팬’이 되어버리고, 이는 ‘가구형 팬덤’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KB국민은행이 주목한 것도 바로 이러한 팬덤 문화였습니다. 하위문화라 일컬어지던 아이돌문화가 주류로 자리 잡아가면서 보수의 표본이던 은행권도 홍보모델로 등용하기 시작한 것이죠. KB국민은행의 첫 아이돌은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였습니다. 이후 2017년 방탄소년단(BTS)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고, 올해초 계약을 연장하면서 내년 여름까지 KB국민은행의 얼굴을 맡을 예정입니다.

KB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을 ‘찜’했던 이유도 가구형 팬덤 효과가 가장 탁월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자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하던 학부모들도 욕설 등이 난무하던 노래들 사이에 인생·사랑·자기성찰 등의 가사가 담긴 곡을 부르는 방탄소년단에 함께 빠져들면서 가구형 팬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거죠. 가구형 팬덤이 생겨나면 결국 경제활동 인구가 움직인다는 것을 간파한 겁니다.

이같은 KB국민은행의 전략은 시장에 먹혔습니다. 방탄소년단이 등장한 KB스타뱅킹 본광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805만뷰를 기록했고, 이달 21일 멤버별 KB디지털 금융 관련 광고영상은 불과 3일 만에 합산 17만뷰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KB X BTS적금’은 27만좌, 2340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습니다. 업계에서는 5만좌만 돼도 ‘히트상품’으로 분류하는데, 소위 말해 대박을 친 것이죠. KB국민은행도 뜨거운 반응에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특히 해당 적금은 1년제 자유적금인 만큼 잔액은 지금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KB국민은행 홍보 전략이 성공한데는 단순히 유명하고 인기 있는 인물들을 선택하기보다 인물의 성향, 시대 흐름 등을 끊임없이 연구, 분석하며 노력한 덕이라는 분석입니다. 지금처럼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 하기 전 방탄소년단을 KB국민은행이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점이 뒷받침됐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실무진의 판단을 흔쾌히 믿어준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최종 승인이 없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마케팅 효과를 누리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KB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과 협업을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도 어떠한 시너지를 보여줄지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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