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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상화 또 불발…선거법·공수처·추경 뇌관 여전

국회정상화 또 불발…선거법·공수처·추경 뇌관 여전

기사승인 2019. 06. 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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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이낙연 총리 '반쪽 국회...추경안 시정연설'
아시아투데이 이병화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여야가 24일 전격적으로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국회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자유한국당이 추인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합의문에 핵심 쟁점을 둘러싼 실질적 협상이 빠져 불완전한 합의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할 수 있는 뇌관이 터졌다는 평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반쪽회동’에 이어 오후에 재가동한 회동에서 우여곡절 끝에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야가 80여일 만에 국회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향후 합의 처리 과정을 두고 각 당의 접근 전략과 이해관계가 달라 적잖은 진통이 예고됐다.

합의문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선거법과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을 ‘각 당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는 부분이다.

앞서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에 오른 해당 안건의 처리 방안을 놓고 민주당은 ‘합의처리에 노력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은 ‘합의처리’를 주장하며 맞서왔다. 이번 합의안에서도 ‘각 당 안을 종합한다’와 ‘합의 정신’이라는 단서조항을 달면서 이견이 분출될 거란 시각이 컸다.

여야 3당 원내대표 국회 정상화 합의6
아시아투데이 이병화 기자 =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4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뒤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자유한국당·이인영 더불어민주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파행 불씨 안은 합의문…한국당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실제로 한국당 의총에서 의원들은 이 같은 합의안 조항에 대해 구속력이 떨어진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의원이 합의안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합의안 추인은 부결됐고 원내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의견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나 원내대표는 3당 원내대표 합의안 부결과 관련해 “당 소속 국회의원 일동은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선거법,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법안을 원천무효화시키라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기로 결정했다”고 최종 입장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의 합의문과 이인영 원내대표의 말만으로는 날치기했던 패스트트랙 법안을 합의 처리할 것으로 믿기 어렵다는 게 의원들 생각”이라면서 “의원들로부터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회 파행 장기화에 따른 비판 여론에 직면한 민주당과 한국당이 미봉책에 불과한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당인 민주당은 한국당 합의 없이는 추가경정예산이 사실상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적잖았다. 제1야당인 한국당도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서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여론에 처한 상황에서 두 당 모두 파행의 불씨를 안은 채 작성된 합의문이었다.

합의문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 기한 연장 문제나 패스트트랙 대치 과정에서 이뤄진 국회선진화법 위반 고소·고발의 취하 등이 빠지면서 미봉책에 그친 합의문이라는 혹평도 나왔다.

한국당의 추인 불발로 국회 정상화는 당분간 어려워졌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대해 “저희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을 꼬박꼬박 하겠다”면서 “다른 당 원내대표와도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추인을 전제로 얘기를 했다”면서 “추인은 저희로서는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추인되지 못한 것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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