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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x박해일 ‘나랏말싸미’, 한글창제 결과 아닌 과정의 위대함 그린다(종합)

송강호x박해일 ‘나랏말싸미’, 한글창제 결과 아닌 과정의 위대함 그린다(종합)

기사승인 2019. 06. 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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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사진=정재훈 기자
'나랏말싸미'가 한글창제의 위대한 과정을 그린다.

25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등이 가세했고 '사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황산벌' 등 각본을 맡았던 조철현 감독이 첫 연출을 맡았다.

조 감독은 '나랏말싸미'를 위해 15년 간 한글 관련 서적, 논문, 영상을 섭렵한 것은 물론 세미나와 사찰을 다니며 많은 준비를 했다. 조 감독은 "평상시에 사극을 만드는데 자주 참여하면서 우리 5000년 역사 중 가장 위대한 성취는 '팔만대장경'과 '훈민정음'이라고 생각했다. 훈민정음을 영화로 만들고자한 건 15년 정도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몇년전 팔만대장경과 훈민정음사이에 ‘신미 스님’과 연결고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굉장히 끌렸다"며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이 왜 비밀 프로젝트였을지 궁금했고 유교국가 왕이 불교 승려와 국가의 문자를 만든다면 비밀일수 있겠다 생각했다. 비교하자면 기독교 국가 왕이 이슬람 성직자와 문자를 만드는 것과 비슷한데 이를 근간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는 개인사인데, 어머니 평생 한이 글자를 모르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으며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조 감독은 "우리가 물과 공기처럼 쓰고 있는 문자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으며 왜 위대한지 느끼고 가셨으면 한다"며 "모든 위대함의 근간은 상처와 고난을 극복하고 완수했을 때가 아닌가 한다. 관객분들도 결과의 위대함에 그치지 않고 그 과정을 느끼셨으면 한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이처럼 '나랏말싸미'는 세종의 위대함 뒤에 가려진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며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글은 백성의 것이어야 하나는 믿음으로 한글 창제를 시작하고 맺은 임금 세종을 연기한 송강호는 "배우로서 세종대왕을 연기하는 게 벅찼고 영광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극이 세 번째다. 4년 전 '사도'에서 영조대왕을 하고 또 다시 왕을 하게 됐다. 그것도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성군인 세종대왕을 연기한다는 게 부담도 됐지만 이런 기회에 안하면 언제 보겠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세종대왕하면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가 많지만 한글 만들어가는 과정, 인간적 고뇌, 외로운 왕으로서 고통 이런 것들을 심도 깊게 접하고 만나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한글창제의 위대한 업적만 생각했지 고통스러운 환경 속에서 신념이나 군주로서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을 이 작품을 통해 느꼈다. 부담도 됐지만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작품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세종을 도와 새 문자 창제에 힘을 보태는 신미 스님 역을 맡은 박해일은 "한글창제 과정에서 조력자가 스님이었다는 게 호기심이 컸다. 그 호기심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스님 역을 위해 삭발한 것에 대해서는 "크게 안 어울린다는 얘기는 못들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이어 "관객들이 이 역할을 보실 때 스님 역이 어색하지는 않아야한다 생각해서 최소한 절에도 가보고 스님들을 지켜보기도했다"고 전했다.  

이에 조 감독은 "박해일이 신미 스님에 빙의했다. 나중에는 신미가 박해일인지, 박해일이 신미인지 모를 정도였다"고 극찬을 했다. 조 감독은 "삭발식도 절에서 정식 스님을 모시고 실제 승려가 되려는 사람과 똑같이 삭발을 했다. 천년고찰에 계신 스님들은 자부심 대단한데 자기보다 더 스님 같다고 하시더라. 또 곡성 태안사에서 영화를 찍는데 도로에서 산속 절까지 2km 정도 되는 거리를 매일 걸어다니더라. 중요한 장면을 찍기 위해 당시 스님이 느꼈던 감정을 느끼려고 한 게 아닌가 한다. 감동했다"고 말했다. 

전미선은 한글 창제에 뜻을 보탠 품이 너른 여장부 소헌왕후 역을 맡았다. 전미선은 ”보통 한 가정의 아내들은 내조를 하지만 별로 티가 안 난다. 그래서 마음이 아픈데 제가 하고 싶었던 말과 성품이 정확하게 소헌왕후 안에 있었다. 이 작품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출연계기를 전했다. 

전미선과 송강호, 박해일은 16년 전 '살인의 추억'에 함꼐 출연한 바 있다. 송강호는 "오랜만에 만나게 돼 반가웠다. 내겐 두 사람 모두 영화적 동지다. 친동생 같고 특히 전미선은 친누님 같은 느낌을 주는 동생이다. 내겐 가족 같은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나랏말싸민'는 역사적 고증은 물론 해인사 강경판전, 부석사 무량수전, 안동 봉정사 등 한국영화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 유적지를 한국영화 최초로 스크린에 담아냈다. 

송강호는 "부석사 무량수전을 처음 들어갔을 때 천년의 기운, 미술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색감과 기운을 받으면서 연기했다. 그 어마어마한 역사의 공기에 저희 알량한 연기가 얼마나 가볍나 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연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해일은 "인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경험을 했다"며 "영화 속에서 이런 문화유산들을 카메라에 담기 쉽지 않다. 시나리오의 진심으로 제작진이 찾아가서 어렵게 공간을 허락받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배우 인생에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고, 그만큼 문화유산이라는 공간이 영화에서 제2의 캐릭터가 될 정도로 작품을 더 새롭게 보여주는 지점이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송강호는 "600년을 거슬러 올라 위대한 인물을 만나고 왔다. 역사에 지워지지 않을 위대함을 같이 느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나랏말싸미'는 오는 7월 24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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